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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폭행 논란 속 동부구치소 점검…이용구의 마이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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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구(오른쪽 두번째) 법무부 차관이 12월 20일 오후 서울동부구치소에 설치된 코로나19 현장 대책본부로 이동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이용구(오른쪽 두번째) 법무부 차관이 12월 20일 오후 서울동부구치소에 설치된 코로나19 현장 대책본부로 이동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0일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를 찾아 긴급 점검에 나섰다.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내사종결’로 마무리 된 것에 대한 검찰 안팎의 거센 반발 속에서도 ‘갈 길을 간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86명 집단 확진에 이용구 차관 긴급방문

이 차관은 이날 오후 동부구치소 내 코로나19 현장 대책 본부에서 관련 상황을 청취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현장 방문 후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모든 신입 수용자에 대해 격리기간 내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 차관이 신입 수용자 입소 절차에서의 코로나19 유입 차단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이 차관이 다수의 확진자 발생으로 비상근무 중인 직원들을 격려하고,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구치소 내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된데는 ‘무증상 신입 수용자’를 통한 감염이 원인으로 꼽힌다. 동부구치소는 이날 기준 누적 확진자가 총 20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이틀동안 총 186명(수용자 185명, 직원 1명) 감염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결과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확진자 집단발생과 관련하여 현황 상황을 청취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확진자 집단발생과 관련하여 현황 상황을 청취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이용구 파장’ 속 ’마이웨이‘

그러나 이 차관이 변호사 신분이던 지난달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건이 내사종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검찰 안팎의 비판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마이웨이’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시민단체에서 “누구보다 법을 준수해야할 법무부 차관이 택시기사에게 ‘묻지마 폭행’을 가한 것은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 즉각 사퇴하라”며 고발장을 내는 등 논란이 커져 가고 있지만, 이 차관은 이날까지 어떠한 입장도 밝힌 바 없다.

이에 이 차관이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군 가운데 한 명이라는 점이 언급된다. 이 차관은 초대 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로도 거론됐고, 지난 2일 윤 총장 징계위를 앞두고 차관에 기용됐을 때부터 이미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대해 한 검사는 “어떤 논란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참으로 꿋꿋하다”고 말했다.

이 차관이 윤 총장 징계위원회에 참여해 중징계가 합당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남에게 추상같이 높은 잣대를 들이대려면 본인에게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라”고 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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