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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공수처장 후보 추천 돌연 연기…친여 성향 더 센 후보 나오나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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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호 02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에서 이헌 변호사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에서 이헌 변호사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열흘 뒤로 미뤄졌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18일 오후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8일 속개하기로 했다. 이로써 내년 1월 10일 전후로 예상됐던 공수처장 임명과 공수처 공식 출범도 다소 늦춰지게 됐다.

“점찍어 놓은 인물 있는 것 아니냐” #공수처 공식 출범 다소 늦춰져 #여당, 윤 총장 사퇴 압박도 거세

정치권에선 이날 회의 전까지만 해도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대한변협 추천)과 전현정 변호사(법무부 추천)가 공수처장 후보 2인이 될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날 돌연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연기되면서 그 이유를 놓고 여러 해석이 오갔다.

추천위는 이날 정원 7명 중 6명만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었다. 전날 사의를 표명한 국민의힘 측 임정혁 추천위원을 박병석 국회의장이 바로 해촉하면서 결원이 발생해서다. 야당 측 이헌 위원은 회의 시작 직후 “6명이 출석해 결원이 발생한 상태에서 회의를 열 수 있겠느냐. 결원이 채워진 뒤 회의를 다시 열자”고 주장했지만 나머지 위원 5명은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이에 양측은 연기안을 표결에 부치는 등 1시간 넘게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이런 공방전을 마무리한 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었다. 추 장관이 회의 중간에 직접 나서 “국회의장이 야당에 추천위원을 내달라고 요청한 부분도 있고 하니 한 번 정도 연기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다만 연내는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에 여당 측 추천위원들이 수긍하면서 ‘열흘 뒤 회의’가 의결됐다는 것이다. 추천위는 23일 오후 6시까지 후보자 추천도 추가로 받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에선 “야당이 예고한 행정소송에 대비한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위원 6명으로 오늘 회의를 강행 처리해 공수처장 후보를 선정하면 중대한 절차 위법으로 무효”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도 절차를 강조한 만큼 이왕 공수처를 출범시키려면 조금 늦더라도 소송 위험을 줄이는 게 옳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후보 추가 추천을 받기로 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정치권에선 “여권에서 따로 점찍어놓은 인물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렇잖아도 여권 내에서는 김진욱·전현정 후보에 대해 “중립적 인물이지만 검찰을 제압하며 강력하게 수사팀을 이끌기엔 중량감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제기되던 터였다.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도 “새로운 후보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추 장관이 이날 직접 연기를 거론했다는 점에서 뭔가 복안이 있을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선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김근태(GT)계 의원들이 주축인 민평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 총장은 검찰개혁을 막아서는 문지기 역할을 내려놓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완주 의원은 “거취 문제를 놓고 대통령에 항명하는 모습은 과거 검찰총장의 전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비상식적인 반발”이라고 비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에 대한 소송, 그게 바로 정치적인 행위”라며 “윤 총장이야말로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임면권자에 대한 정치적 행위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현석·김효성·김홍범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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