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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서도 병상대기 중 숨졌다…부천 요양병원 3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오후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상 확보를 위한 컨테이너 임시병상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상 확보를 위한 컨테이너 임시병상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연합뉴스

경기도에서도 병상 배정을 기다리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잇따라 숨졌다. 18일 경기도와 부천시에 따르면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중인 한 부천요양병원에서 환자 3명이 병상 대기 중 사망했다.

사망한 환자들은 지난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두 70~80대 남성이다. 해당 병원은 지난 11일 직원·환자 등 확진자 67명이 발생해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18일 기준 이 병원 누적 확진자는 128명이다. 병상 대기 중 제일 먼저 사망한 70대 환자는 확진 판정 이틀 후인 13일 사망했다. 또 다른 70대 환자는 확진 판정 사흘만인 14일 숨졌다. 80대 환자는 닷새만인 16일 숨을 거뒀다. 이들은 전부 기저질환이 있었다. 거동이 불편해 병상에 누워지낸 환자였다.

“병상 부족…고령 확진자 3명 사망”

병상 부족에 '이동형 음압 병상' 등장.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18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북병원에 마련된 이동형 음압 병실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병상 부족에 '이동형 음압 병상' 등장.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18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북병원에 마련된 이동형 음압 병실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부천시 방역 당국은 코로나 19 확진자 속출로 병상 확보가 어려워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부천시보건소에 따르면 해당 요양병원은 중증이거나 건강 상태가 안 좋은 환자만 모여있는 곳이다. 코호트 상태인 병원에서 의사가 매일 환자를 점검해 코로나 19 치료 병상으로 가야 할 환자를 우선순위를 정해 보고해왔다. 보건소 측은 보고에 따라 도에 매일 병상 배정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19 확진자가 늘며 병상 배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부천시 관계자는 “사망자들은 긴급 병상배정을 요청했다”며 “중증환자가 갈 병상이 없어 대기 중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악재도 겹쳤다. 어렵게 병상을 구했지만, 확진자를 병원으로 옮길 수 없는 상황도 발생했다. 역시 병상 부족으로 인한 문제다. 시 관계자는 “사망자 중에는 병상 배정을 받았어도 2시간 거리에 있는 먼 위치의 병원이 배정된 분도 있다”며 “고령의 위급환자를 실어나르기엔 위험하다는 소방 당국의 판단이 있었다. 병상 확보만 제때 이뤄졌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경기→목포 13명…병상 부족 심화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의회 주차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강추위 속 한 의료인의 안면보호구에 김이 서려있다. 뉴시스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의회 주차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강추위 속 한 의료인의 안면보호구에 김이 서려있다. 뉴시스

경기도는 ‘병상 대란’이 본격화한 상황이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경기도 내 코로나 19 경증 환자 13명이 전남 목포시의료원으로 옮겨졌다. 도 관계자는 “전남도 측이 경기도 의료자원 부족 상황을 알고 병상 제공을 제안해 지난 11일 확진자 6명을 보낸 데 이어 이날 원거리 이동이 가능한 경증 환자를 추가로 보냈다”고 밝혔다. 경기도 확진자를 수도권이 아닌 약 300㎞ 떨어진 지방 의료시설로 이송한다는 건 그만큼 코로나 19 치료 병상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 19 긴급대응단장은 “홈케어 시스템을 통해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확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병상과 의료진”이라며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하고 공공의료시설 병상을 확충 중이나 아직 병상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도내 코로나 19 치료병원 병상 가동률은 86.8%(768개 중 667개 사용)다. 전날(84.6%)보다 높아졌다. 중증환자 병상은 49개 중 2개만 남았다.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병원 대기자는 251명이다. 생활치료센터 대기자는 83명이다.

앞서 서울에서도 기저질환이 있는 60대 환자가 지난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흘 만인 15일 병상 대기 중 숨졌다. 서울시는 “12월 초부터 확진자 폭증에 따른 행정·의료 시스템의 과부하로 ‘수도권 코로나 19 현장대응반’에서 병상 배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있어서는 안 될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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