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올해 이어 내년 투자·고용 더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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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이 향후 고용과 투자 규모를 줄일 계획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 100개 중 5개는 세금 등을 이유로 중소기업으로의 회귀를 고민했다.

[산업부 중견기업 실태조사] #지난해 21만명 채용했지만 #올해 16만, 내년 15만명대 채용 계획 #투자 지난해 이후 감소세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6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6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2020년 중견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16일 내놨다. 4635개 중견기업 중 조사에 응한 1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업종별 규모 기준으로 3년 평균 연 매출이 400억~1500억원 사이거나 자산 규모가 5000억원 이상 10조원 미만인 경우 중견기업으로 분류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견기업은 총 21만1288명을 채용했다. 2018년(18만392명) 대비 17.1% 늘었다. 하지만 올해와 내년 채용 인원은 줄인다. 올해 채용 계획은 16만5677명, 내년은 15만3844명이다.

지난해 투자 실적은 28조648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2% 감소했다. 올해와 내년 투자는 더 줄인다. 올해 투자 계획은 26조3667억원, 내년은 25조1855억원이다. 산업부는 “수요 부진과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크지만 그 이전인 지난해에도 중견기업은 내수 부진을 가장 큰 경영 애로로 꼽았다. 조사 기업의 40.2%가 이같이 답했다. 이 비중은 2017년 38.9%에서 2018년 35.7%로 줄었다가 지난해에 다시 늘었다. 이어 동종업계 과당 경쟁(14%), 인건비 부담(12%), 수출 부진(9.6%)을 경영상 어려움으로 꼽혔다.

중견기업 신입사원의 연봉은 대학 졸업자 기준 지난해 3338만원이다. 1년 전보다 56만원 늘었다. 고졸 신입사원의 연봉은 2713만원으로 49만원 증가했다. 석박사 신입사원의 연봉은 각각 3728만원, 3997만원이다. 전년 대비 87만원, 100만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해 기준 중견기업의 5.1%는 중소기업으로의 회귀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동일한 비율이다. 회귀검토 원인은 ‘조세 혜택’(54.3%)이 가장 많이 꼽혔다. ‘금융 지원’(21.3%)을 이유로 든 비율은 전년 대비 15.8%포인트 증가했다.

산업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중견기업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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