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이라며 기절시켜놓고…잠잔다더라" 고1 부모의 절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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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동급생으로부터 '스파링'을 가장한 폭행을 당해 의식 불명 상태라며 가해 학생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주장이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서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글은 100명 이상이 동의해 관리자가 검토 중인 청원으로 분류됐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7만3351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은 자신의 아들을 “영종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며 “지금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8일 아들 A군이 동급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 학생 중 1명이 딸에게 문자로 '너희 오빠 나하고 스파링하다 맞아서 기절했다'고 연락을 했다"면서 "전화를 걸어 아들이 있는 곳을 확인했고 가해 학생들에게 상황을 물어보니 자는 것 같다고 답했다. 말도 안 된다”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운동을 하는 아이도 아니고 복싱도 할 줄 모른다”며 “키가 180이 넘지만 몸무게가 56kg 밖에 안 되는 겁 많고 몸이 약한 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아들이 스파링이 가능했었을까요”라며 “가해 학생들이 아들을 두고 도망갈까 봐 달래면서 아줌마 갈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사정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아파트 내 휴관 중인 커뮤니티 체육시설 안에서 폭력이 이뤄졌으며, 아들을 처음 봤을 때 힘없이 축 늘어져 숨을 고르게 쉬지 못했고 빛에도 동공 반응이 없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군은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절을 인지한 가해 학생들은 119 구급대를 부르지도 않고 물 뿌린 차가운 바닥에 아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며 "가해 학생들은 현재 구속돼 수감 중이다. 수사 과정에서 가해 학생들이 폭력을 가장한 스파링이란 것을 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가해 학생들이 아들에게 새벽에 나오라고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내고 아들이 통금 시간 때문에 혼난다고 하니 죽을 각오하라고 한 뒤 하루 만에 폭행을 당했다”며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아들이 깨어나도 일반인처럼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후가 더 많이 보인다”고 했다.

끝으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로 끝이 나니 아무런 죄의식 없이 금방 풀려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아들이 깨어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학교폭력이 사라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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