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스 문책' 위생부장 黨職 박탈

중앙일보

입력

중국 정부는 20일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은폐 사실을 시인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위생부장과 베이징 시장의 공산당 서열을 박탈했다. 이와 함께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노동절 연휴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위생부는 "지난 18일 현재 사스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79명이며, 감염자는 1천8백7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일까지의 공식 통계(사망자 67명, 감염자 1천5백30명)보다 사망자는 12명, 감염자는 2백77명이나 많다.

위생부는 또 "베이징(北京)에서 사스로 18명이 숨지고 3백39명이 감염됐으며, 4백2명은 감염 의심자"라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이전에는 베이징에서 사스로 4명이 숨졌으며, 44명의 감염자가 있다고만 발표했다.

중국의 새로운 통계 발표로 전세계에서 사스로 인한 사망자는 2백명을 웃돌고, 감염자 수는 4천명을 넘게 됐다.

이날 발표는 지난 18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사스 감염 현황을 은폐하지 말고 그대로 공개하라"고 지시한 이후 나온 것이다.

사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은 그동안 사스 피해 현황을 정확히 밝히지 않아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비난을 받아왔다.

위생부는 "노동절 연휴 기간 중 대규모 인파 이동으로 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5월 1일부터 1주일간 연휴를 갖는 관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0일 장원캉(張文康) 위생부장과 멍쉐눙(孟學農) 베이징(北京) 시장이 공산당 서열을 박탈 당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사스 확산과 현황 은폐에 대해 책임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당 서열을 중시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정부 직위도 조만간 박탈 당할 가능성이 있다.

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 총리는 19일 "사스는 생물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고 "공항 등 출입국 지대와 병원.가정의 3개 전선에서 전면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일 혈액을 통한 전염을 막기 위해 헌혈자가 사스에 걸리지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새 방역지침을 내렸다. 미국은 이날 WHO가 발표한 사스 기준에 따라 감염자 수를 2백8명에서 36명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캐나다도 3백6명에서 3백4명으로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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