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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최강욱 '윤석열 출마금지법'에 "좀 과하지 않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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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분들 의견을 여쭙지 못했지만 제 첫 느낌으로는 좀 과하지 않나 생각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발의한 이른바 ‘윤석열 대선 출마 금지법(검찰청법·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1일 최강욱 대표는 현직 검사나 법관이 공직선거 후보자로 출마하려면 1년 전 사직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하며 “현직 공무원이 대선 주자로 언급되고 정치적 행보가 거듭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윤 총장을 겨냥한 것으로 그는 “민주당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낙연 대표는 발언은 최 대표의 주장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 격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1030명(13일 0시 기준)을 기록한 이 날,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의 불편과 고통을 덜어 드려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라는 사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치료제 사용은 내년 1월 하순 이전, 백신 접종은 3월 이전에 시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3단계 격상과 관련해 이 대표는 “방역 당국이 전문가 의견을 들어 정밀하게 판단하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정치권의 도리”라며 “분명한 것은 의사 결정이 좀 더 신속하게, 현장 요구에 맞게 이뤄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 연휴 전으로 계획하던 3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서는 “최단 시일 내 집행이 완료되도록 독려하는 건 당연하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전날(12일) 문재인 대통령과 1시간 동안 만나 부동산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대통령님과 제가 단독으로 말씀을 나눈 것을 공개하는 것은 전례도 없고 도리에도 맞지 않다”면서 “분명한 것은 공공임대주택을 다양하게 많이 공급해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정치권에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이 지난 10일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는 “소수의견 존중이 공수처 출범 저지로 악용된 기간도 있었다. 더 늦추는 건 책임 있는 정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24년을 기다렸던 우리 사회의 숙제다. 야당 지도자들도 선거 때 공약을 했던 분이 많은데 그걸 서로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에서 사흘째 단식 농성을 하며 제정을 촉구하고 있는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에 관해서는 “제정하겠다는 말을 10번쯤 한 것 같다. 오늘 말하면 11번쯤 된다”고, 당내에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재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법이 통과된 지 며칠 안 됐다. 찬찬히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로 취임 107일 째다. 일주일 늦은 100일 기자회견이다. 지난 6일 4·15 총선 선거사무실 복합기 대납 의혹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이 대표 최측근(이모 민주당 부실장)의 발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 악재와 부동산 이슈, 코로나19 확산 등 민심 악화에 둘러싸인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답변을 드릴 수 없다”, “신중해야 한다”, “제가 말씀드리기 좀 이상하다”는 말을 자주하며 개인적인 의견 피력을 자제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워낙 심각해지면서 국민 어려움도 가중된 상황이라 당 안팎의 심각한 분위기가 반영된 회견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것과 관련해 이 대표는 “민심은 늘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한두가지 일로 일부러 인위적으로 반등하거나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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