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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바이언 선수네. 크레이지"…정우영 로빙슛에 동료들 감탄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넣은 프라이부르크 정우영(왼쪽)을 팀동료 그리포가 꼬옥 안았다. [프라이부르크 트위터]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넣은 프라이부르크 정우영(왼쪽)을 팀동료 그리포가 꼬옥 안았다. [프라이부르크 트위터]

“역시 바이언(Bayern, 바이에른 뮌헨의 줄임말) 선수네. 미쳤다.”

빌레펠트전 종료 직전에 추가골 #분데스리가 데뷔골에 감독 칭찬 #이강인과 함께 도쿄올림픽 기대

13일 열린 2020~21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1라운드 빌레펠트전 직후 SC프라이부르크 라커룸. 선수들은 정우영(21)을 향해 “미쳤다(crazy)”를 연발했다. 동료들은 바이에른 뮌헨 출신인 정우영의 로빙 칩슛을 극찬했다.

후반 추가시간, 침투패스를 받은 정우영은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몰고 들어갔다. 상대 수비수의 추격을 뿌리치고 오른발 로빙 칩슛을 시도해다. 공은 아름답게 포물선을 그리며 상대 골키퍼 키를 넘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41분 교체로 들어갔으니 투입 6분 만의 득점이다. 또한 그의 분데스리가 데뷔골이다. 유럽 빅리그에서, 그것도 1999년생인 21세 선수의 골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강심장만이 넣을 수 있는 그런 슛이었다.

2-0 승리 후 프라이부르크 윙어 빈첸조 그리포가 정우영을 꼬옥 안았다. 공격수 닐스 페트리센은 “엄청난 골”이라고,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 감독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라고 칭찬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정우영. [사진 프라이부르크 트위터]

독일 프라이부르크 정우영. [사진 프라이부르크 트위터]

프라이부르크 선수들 극찬대로, 정우영은 바이에른 뮌헨 출신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분데스리가 8시즌 연속 우승팀이다. 정우영은 2017년 바이에른 뮌헨과 계약했다. 기간은 4년6개월.

인천 대건고 시절이던 2016년, 독일과 오스트리아 프로팀에서 입단테스트 받았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 테스트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던 프랑스 국가대표 프랭크 리베리가 “쟤 누구냐? 어디서 왔냐? 몇 살이냐? 잘한다”고 정우영을 칭찬했다.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그는 같은 해 11월28일, 벤피카를 상대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의 나이 19세였다. 21세에 챔피언스리그에 데뷔한 손흥민(토트넘)보다 빨랐다.

정우영은 지난해 6월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했다. 프라이부르크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린 그는 바이에른 뮌헨 B팀에 6개월간 임대됐다. 뮌헨 B팀에서 출전기회를 많이 얻었다. 올 시즌 프라이부르크로 복귀한 그는 개막전인 슈투트가르트전에 선발출전해 승리에 힘을 보탰다.

개막전 이후 주로 교체선수로 뛰었다. 최근 3경기에서는 연속으로 벤치만 지켰다. 그 사이 프라이부르크는 9경기 연속 무승(5무4패)에 그쳤다. 이탈리아 국가대표 그리포 등이 더 많은 출전기회를 얻었다. 정우영은 좌절하지 않았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었다. TV 중계로 봐도 몸은 확 달라진 걸 확인할 수 있다.

정우영은 이날 빌레펠트전에 3-4-3 포메이션의 윙어로 나왔다. 그리고 오랜 만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프라이부르크는 10경기만에 승리하며 14위(2승5무4패)가 됐다. 슈트라이히 감독은 윙어, 톱, 섀도우 스트라이커 모두 가능한 정우영을 더 적극적으로 기용할 전망이다.

정우영은 1월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차출됐다. 하지만 기대 만큼의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빌레펠트전 로빙슛은 그의 재능을 새삼 확인시켰다. 바이에른 뮌헨이 왜 정우영을 뽑았고, 프라이부르크가 왜 높은 이적료를 주면서 그를 데려갔는지 증명했다.

그는 내년 23세 이하(U-23) 선수들이 출전하는 도쿄올림픽 출전을 노린다. 이강인(19·발렌시아)과 함께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의 ‘미친’ 재능을 펼쳐보일 기회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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