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을 여드름인지 모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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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이 났는데도 여드름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다른 피부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는 크게 두가지 경우이다. 우선, 사춘기때 여드름이 전혀 나지 않았던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 갑작스러운 여드름이 나게 되었을 때, 여드름이라고 차마 생각지 못하고 습진으로 착각, 광범위 습진용 치료연고를 바르기만 하다가 결국 상태가 심해져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 남용을 줄인다.

또는 사춘기 때부터 계속되는 여드름에 그저 약국에서 여드름 연고제를 구입해 이것저것 발라주기만 해온 사람들이 아주 많다.

이러한 경우 처음에는 효과가 있는 듯 하지만, 곧 효과도 느껴지지 않고 나중에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 오르며, 그렇다고 연고제를 끊으면 더욱 심해지게 된다. 본인은 여드름 연고를 발라 부작용이 생겼다고 하는데, 실은 스테로이드성 여드름이 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비교적 약품이 자유롭게 판매되고 광고 및 말소문이 성행하기 때문에, 습진 치료용으로 쓰이는 스테로이드 제제라 불리는 부신피질 호르몬제 연고를 손쉽게 구해서 상비해두고 습관적으로 발라, 결과적으로 이러한 스테로이드성 여드름을 잘 유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스테로이드 연고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잘 사용하면 너무나 좋은 약이지만, 자가진단하여 장기간 사용하거나 너무 강한 제제를 얼굴 피부에 발랐을 때는, 피부가 얇아지고 실핏줄이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여드름 면포는 잘 보이지 않고 피부가 반질반질해지면서 시뻘겋게 변하게 되기 때문에,사람들이 이를 여드름이라고 실제로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 염증성 여드름일 경우에는 꼭 치료

이러한 환자들이 내원하게 되면, 일단 사용하던 연고제는 중지시키고, 물리적인 여드름 치료를 꾸준히 받게 하면서, 이미 늘어난 실핏줄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4파장 혈관레이저인 VLS Dye Laser치료를 해준다.

즉, 여드름도 “심상성 좌창”이라고 하는 하나의 피부질환이 분명함에도, 사람들이 여드름을 질병이라고 인식하지 않고 그저 사춘기 때 지나가는 것 정도로만 가볍게 생각하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 치료를 안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 여드름 환자의 10% 정도만 병원에 와서 치료를 받고 있고, 스테로이드 여드름으로 밝혀진 환자들은 대부분 그 증상이 여드름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채로 연고제에만 의존하다가 결국 상태를 너무나 악화시키고 나서야 내원하게 된다.

여드름이 나면 무조건 병원에 오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지나치게 많은 여드름이 생겼거나 염증성 여드름이 생겼을 경우에는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조기에 받는 것이 좋겠다는 말은 꼭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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