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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찍어내듯 전투함 만들었다, 37척 미국 앞지른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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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 15년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전투함이 117척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2005년 중국 해군보다 전투함이 75척이나 많았던 미국 해군은 올해의 경우 37척 더 적어졌다.

중국 해군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 몸집을 대폭 키운 중국 해군의 상징과 같은 함선이다. [로이터=연합]

중국 해군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 몸집을 대폭 키운 중국 해군의 상징과 같은 함선이다. [로이터=연합]

이는 지난 3일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펴낸 ‘중국 해군의 현대화’에 나온 내용이다. 모두 54쪽에 이르는 보고서엔 미ㆍ중 해군 전투함 보유 추이를 비교하는 표가 실렸다.

이 표에 따르면 2005년 중국 해군의 잠수함ㆍ순양함ㆍ구축함ㆍ프리깃함(1000~3000 또는 4000t)ㆍ코르벳함(1000t 전후)ㆍ미사일고속정ㆍ상륙함 등이 모두 216척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 숫자가 333척이었다.

미ㆍ중 해군 전투함 격차. 2015년부터 중국이 미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CRS]

미ㆍ중 해군 전투함 격차. 2015년부터 중국이 미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CRS]

2005년 단 한 척도 없었던 항공모함 2척을 갖게 됐고, 순양함도 1척을 건조했다. 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핵추진 전략잠수함(SSBN)은 2005년 1척에서 올해 3척을 더한 4척이 됐다. 대신 디젤엔진으로 가는 재래식 잠수함(SS)은 그사이 5척(2005년 51척→올해 46척)이 줄었다.

최근 중국 해군은 전투함을 붕어빵 찍듯이 만들고 있다. 지난 8월 31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조선소에선 055형 순양함 1척과 052D형 구축함 1척을 동시에 진수시켰다. 중국 해경 경비함의 숫자도 2017년 185척에서 올해 255척으로 70척 증가했다.

이처럼 중국이 전투함을 늘리는 배경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ㆍ중 패권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집권하면서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는 강군몽(强軍夢)을 내건 뒤 중국 해군은 국방예산을 가장 많이 배정을 받았다”며 “중국 해군이 남중국해를 비롯한 해상에서 미국 해군과 직접 맞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다롄 조선소에서 진수식을 기다리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052D형 구축함(왼쪽)과 055형 순양함. [웨이보]

지난 8월 다롄 조선소에서 진수식을 기다리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052D형 구축함(왼쪽)과 055형 순양함. [웨이보]

2005년만 해도 미국은 중국보다 76척의 전투함을 더 갖고 있었다. 그러더니 2015년 중국(294척)은 미국(289척)을 앞질렀다. 그리고 미·중 해군간 전투함 격차는 2015년 5척에서 올해는 37척으로 더 벌어졌다.

미 해군이 시험 운항 중인 무인수상정(USV) 시헌터. [사진=미 해군]

미 해군이 시험 운항 중인 무인수상정(USV) 시헌터. [사진=미 해군]

미 해군은 기술력과 훈련, 전투 경험에서 앞서기 때문에 당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중국 해군의 건함을 넋 놓고 지켜보고만 있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45년까지 무인수상정(USV)을 포함해 500척의 함대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의 미·중 전투함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윤석준 의원은 “동맹과 소프트 파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건함 계획을 그대로 추진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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