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8시간 만에 풀려난 강용석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 일종의 후원금인 '슈퍼챗'이 폭증했다.
9일 슈퍼챗 통계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이날 하루 가세연이 벌어들인 슈퍼챗은 약 1500만원이다. 강 변호사가 자택에서 체포된 지난 8일에는 840만원의 슈퍼챗 수익을 올렸다. 하루 평균 100~300만원 들어오던 슈퍼챗이 최소 5배에서 최대 15배 늘어난 것이다. 2018년 7월 가세연이 개설된 이래 슈퍼챗 총 수입은 10억원 정도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8일 오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강 변호사를 자택에서 붙잡아 조사했다. 경찰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3월 가짜뉴스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강 변호사를 3개월간 4차례 출석하라고 요구했지만 불응하자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세연은 같은달 문 대통령과 한 남성이 악수하는 사진을 놓고 대통령이 이만희 신천지 교주와 악수하고 있다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방송했다가 이후 사과·정정했다.
강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8시간 동안 조사받고 9일 오전 귀가하면서 "다른 언론들은 안 하고 우리(가세연)만 특별히 고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선 "온갖 사람들이 고발을 해서 걸려있는 사건이 수십 건 되는데 경찰·검찰이 부른다고 다 나갔다가는 가세연 업무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우파 유튜버들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강 변호사가 경찰의 출석 요구를 응하지 않은 데 대해 "'난 그런 의도로 한 말 아니고 나중에 사실이 아닌 걸 알아 사과도 했다'고 말하면 되는데 출석 요구를 뭉갠 건 슈퍼챗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어제 오늘 가세연에 슈퍼챗이 쏟아졌는데 이것이 우파가 꿩과 매를 다 잡는 비결"이라며 "'문재인 독재'에 항거하는 투사 이미지를 쌓고 슈퍼챗은 덤이며 후원계좌는 별도"라고 비꼬았다. 이어 "증오와 가짜뉴스에 기반한 이 선동을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