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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낭비 넘어 경력 파괴…퍼거슨이 옳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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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SK 최준용은 올 1월에 경기 중 몸싸움을 벌여 징계를 받았다. 당시 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취재진 앞에 선 최준용. [연합뉴스]

SK 최준용은 올 1월에 경기 중 몸싸움을 벌여 징계를 받았다. 당시 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취재진 앞에 선 최준용. [연합뉴스]

프로농구 서울 SK 포워드 최준용(26)이 소셜미디어에 팀 동료 선수 알몸 사진을 내보내 파문을 일으켰다.

스포츠계 잇딴 소셜미디어 사고 #농구 최준용 동료 알몸사진 공개 #야구 신동수 비하 발언으로 퇴출 #개인 넘어 팀이 리스크 관리해야

최준용은 7일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도중 같은 팀 A 선수의 신체 노출 사진을 그대로 내보냈다. 최준용은 실수로 사진첩 속 사진을 노출했고, 본인도 당황해 곧바로 생방송을 중단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과 소통하려다가 일어난 사고였다.

최준용은 공개 사과문에서 “이유를 떠나서 정말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고, (해당 선수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을 알기에 너그럽게 사과를 받아줬다. 편하게 생활하면서 서로의 자는 모습 등 장난스러운 사진을 많이 찍었고, 서로에게 장난을 위해 보관하고 있던 것이 저의 큰 잘못”이라며 고개 숙였다. 하지만 방송을 200명이 지켜봤고, A 선수의 알몸 사진은 인터넷에 퍼진 상황이다. 프로선수로서 부적절한 처사다.

SK 구단은 “구단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3경기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준용은 8, 12, 13일 경기에 뛸 수 없게 됐다. 오경식 SK 단장은 “매년 해왔던 소셜미디어 관련 교육을 비롯해 선수 인성 교육을 더욱 강화해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 선수들의 소셜미디어 관련 사고나 파문이 최근 끊이지 않는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신동수(19)는 소셜미디어에 무차별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구단 연고지인 대구시를 비롯해 장애인, 여고생, 간호사 등 비하 대상도 다양했다. 입에 담기 힘든 저속한 표현이 대부분이었다. 삼성 구단은 결국 신동수를 방출했다. 비하 글에 동조 댓글을 달았던 같은 구단 황동재, 김경민, 양우현 등도 벌금과 사회봉사 처분을 받았다.

스포츠계에서 소셜미디어가 논란의 근원으로 지목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2011년 “트위터는 시간 낭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맨유 공격수 웨인 루니가 소셜미디어에서 팬과 말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고 나서다.

김유겸 서울대 체육학과 교수는 “젊은 스포츠 선수는 자신이 내뱉는 말의 영향력, 실수의 심각성을 잘 모를 때가 있다. 선정성 있는 사안은 미디어가 재생산해 전파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셜미디어는 ‘잘’ 써야 한다. 개인 책임이 크지만, 소속팀도 책임이 있다. 선수는 팀과 계약된 ‘자산’이다. 구단이 해야 할 건 교육이 전부가 아니다. 팀이 스크리닝하고, 리스크 매니지먼트할 수 있는 전문가를 고용할 필요도 있다.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회 조직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는 3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국 감염병 전문가와 라이브 토론을 진행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자 정보 공유 자리를 마련해 많은 공감을 끌어냈다. 잉글랜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2일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을 향한 응원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프로농구연맹(KBL)은 9일 최준용 파문과 관련해 재정위원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고양 오리온의 음주 회식 문제도 다룬다. 오리온은 3일 홈경기 후 체육관 내 사무실에서 코치진과 구단 관계자가 술자리를 가졌다. 강을준 감독의 100승 축하 자리였는데, 코로나19거리 두기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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