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비빔밥' 세계인 입맛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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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 문을 연 '전주비빔밥'해외 체인점 1호식당. 한국의 ㈜전주비빔밥과 일본 현지인이 7대 3의 비율로 투자한 이 식당은 식사 때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몰린다고 한다.

하루 평균 고객은 평일에는 3백여명, 주말에는 4백~5백명으로 불어난다.

27일 전주를 방문한 이 식당 야마가미야마가미 케이이치로(山上惠一郞.62)사장은 "일본 식당에 여러 메뉴 가운데 하나로 들어있는 기존 비빔밥과는 차별화된 '본 고장의 맛'으로 확실히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음식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전주비빔밥'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특히 조리가 간편한 패스트푸드형 즉석 비빔밥이 외국인들의 관심 속에 일본.미국.유럽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일본 가나자와시에 개설한 '전주비빔밥' 식당의 경우 매출이 평일에는 2백만~3백만원, 주말에는 4백만~5백만원까지 오를 정도이며 주변 도시들로부터 체인점 2, 3호점을 낼 수 없겠느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밑반찬류의 해외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비빔밥만 30여년 동안 만들어온 전주시 중앙동 가족회관은 최근 일본의 후지TV의 홈쇼핑을 통해 고추장.장아치.멸치강정 등을 판매키로 합의했다.

가족회관의 김년임 사장은 "30여년 동안 주방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전통양념 15가지를 섞어 만든 비빔밥.찌개용 고추장인 '프리믹스'를 다음달 초 일본에 4백세트를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시와 업계에서는 비빔밥이 채소류가 많이 들어간 건강식이며 지방을 분해시키고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비만방지 효과가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특히 전주시가 ㈜전주비빔밥.한국식품개발원 등과 손잡고 2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즉석비빔밥은 해외진출에 큰몫을 하고 있다.

즉석 비빔밥은 뜨거운 물이나 가스레인지 등에 덥히기만 하면 곧바로 비벼 먹을 수 있도록 돼 있다. 보관기간은 보통 1주이며 냉장고를 이용하면 2주까지 갈 수 있다. 급속냉동을 시킬 경우 1년 이상 장기간 보관도 가능하다.

이 즉석비빔밥은 다음달 영국으로 한 컨테이너 분량이 수출된다. 비행기 기내식으로도 항공사들과 협의 중이다. 오는 5월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식품박람회'를 계기로 미국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전주비빔밥 홍성윤 사장은 "앞으로 비빔밥 메뉴를 더 다양하게 개발해 국경과 인종을 초월해 모든 사람들이 즐겨 찾는 지구촌 음식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전주시 및 업계 관계자들이 27일 전주를 찾은 일본의 '전주비빔밥' 체인점 관계자들과 즉석 비빔밥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가족회관 김년임 사장, 전희재 전주시 부시장, 야마가미 사장, 전주비빔밥 홍성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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