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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완치자 나온 혈장치료제, 대량 생산에는 한계 뚜렷

중앙일보

입력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 생산 시설 [사진 GC녹십자]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 생산 시설 [사진 GC녹십자]

GC녹십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투여한 뒤 완치한 사례가 처음으로 나오면서,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재까지 치료에 마땅한 대안이 없었던 중증 환자에 효과를 보였다는 점이 주목 받고 있다.

개발 속도 빨라 1차 방어선 역할 되지만 #회복 환자 혈장으로 치료제 만들어 내 #환자 한 명에서 0.6명 치료약만 생산 #

중증 환자 완치 판정…"연내 임상 2상 마무리 목표"

6일 GC녹십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입원중이었던 70대 남성이 칠곡 경북대학교병원에서 GC녹십자의혈장치료제를 투여받은 후 완치 판정을 받았다. 지난 9월 입원 후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스테로이드 제제 덱사메타손 등을 처방받았으나 차도가 없이 중증으로 악화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혈장치료제로 눈길을 돌렸고, 20여일 동안 이를 투여했다. 그 결과 해당 환자는 지난달 18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에서 해제됐다.

이 사례는 현재 GC녹십자가진행중인 임상 시험과는 별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아 처방한 사례다.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허가되지 않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이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 상태를 보고 건건이 신청해야 한다. GC녹십자 혈장치료제에 대해 지난 10월부터 현재까지 총 13건의 치료목적 사용승인이 난 상태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현장간담회'에 전시된 GC녹십자 혈장치료제 임상시약.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현장간담회'에 전시된 GC녹십자 혈장치료제 임상시약. [연합뉴스]

GC녹십자는 지난 8월부터 임상 2상 시험도 하고 있다. 연내 2상을 마무리하는게 목표다. 늘어나는 수요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이미 세 차례에 걸쳐 545ℓ 규모의 생산도 끝냈다.

혈장치료제, 대량 생산은 어려워

혈장치료제가 중증 환자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빠른 시간 내 대량 생산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에서 항체가 있는 면역 단백질만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고면역글로불린’ 제제다.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게 직접 수혈하듯 투여하는 ‘혈장치료’와는 다른 개념이다. 혈액 공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최대한 많은 혈장을 확보해야 하는데, 공여 조건이 까다로워 모두가 할 수 있는건 아니다. 혈장 공여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은 만 18세 이상 65세 미만의 코로나19 완치자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특정 국가 방문력이 있는 사람은 참여가 어렵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혈장을 공여하겠다고 등록한 사람은 총 5342명이고 실제로 혈장을 공여한 사람은 3455명이다. 향후 상용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혈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혈장치료제는 개발이 상대적으로 빠른만큼 코로나19의 1차 방어선이라 할 수 있다"면서도 "회복기 환자 한명의 혈장에서 최대 0.6명의 치료약만 만들 수 있어 대량 생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현장간담회'에 전시된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임상시약.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현장간담회'에 전시된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임상시약. [연합뉴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는 이에 비해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가장 반응을 잘 하는 항체를 골라 세포배양 방식으로 대량 생산한다. 다만 작용 기전 상 경증 환자의 조기 치료에 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고령자, 만성질환자)에게 조기에 투여했을 때 효과가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위ㆍ중증 환자의 경우 이미 체내에 중화 항체가 많아 외부에서 더 투입해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이런 점 때문에 미국의 리제네론이나 일라이릴리도 경증 또는 중간 정도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도 경증ㆍ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최근 임상 2상 투약을 완료했다. 이와 관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꺼번에 대량 진단을 하고, 확진자를 조기 치료하면 코로나 청정국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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