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그’ 크리스티 커, 골프 카트 낙상 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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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크리스티 커

크리스티 커

크리스티 커(43·미국·사진)가 6일(한국시각)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3라운드를 앞두고 카트 사고로 기권했다.

US여자오픈 23연속 출전 미지수

현지 한국 선수들에 따르면 커는 춥고 캄캄한 새벽, 캐디와 카트를 타고 연습장으로 이동하던 중, 마주 오는 카트를 피하려다 이정표 말뚝을 치고 카트 밖으로 굴러떨어졌다. 구급차에 탔던 커는 연습장에 돌아와 몸을 풀었다. 하지만 출발 직전 기권하고 결국 병원으로 향했다. 현지 언론은 “커가 응급실에서 여러 곳의 부상을 치료받고 오후 늦게 퇴원했다”고 전했다. 커와 함께 다친 캐디 매트 겔치스는 올 시즌 ANA 인스퍼레이셔널에서 이미림의 캐디를 맡아 우승을 도왔다.

승리욕이 강해 별명이 ‘불도그’인 커는 LPGA 투어 미국 선수들의 좌장 격이다. 10대에는 허리둘레 40인치, 체중 82㎏였으나, 혹독한 자기 단련 끝에 정상급 스타로 발돋움했다. 카리스마도 있어 폴라 크리머 등 미국 스타 선수들이 잘 따랐다.

한국 선수와도 인연이 깊다. 1997년 LPGA 투어 Q스쿨에서 박세리와 공동 수석을 했다. 나이도 동갑이다. 한국 선수들은 은퇴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그리고 커와 동반 라운드하는 걸 부담스러워했다. 성적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날아가는 공에 큰 소리로 주문을 걸고, 화가 나면 클럽을 내리치는 등 커는 에티켓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커가 슬로 플레이로 상대 리듬을 끊는다고 불평하는 선수도 있었다.

커가 다음 주(11~14일) 열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 참가할지 미지수라고 골프위크는 보도했다. LPGA 20승의 커는 1998년 이후 22회 연속 US여자오픈에 출전했다. 24회 연속 참가기록을 가진 카리 웹(호주)이 올해 나오지 못해 기록 도전을 이어갈 기회였다.

커는 2017년 이후 우승이 없다. 올해 코로나19 셧다운 이후 7개 대회에 참가했지만, 공동 32위가 최고 성적이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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