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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공수처, 절대적으로 부패"···이재명 "일베 댓글 수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설전을 벌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놓고서다.

이 지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색이 제1 야당 중견 정치인 또는 대선 후보급 정치인들의 언행이 글의 의미도 이해 못 한 채 일베 댓글 수준이니 안타깝다 못해 측은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이 지사는 원 지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지사는 이날 원 지사가 공수처 출범과 관련해 자신을 비판한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해당 게시글을 작성했다.

원희룡 "검찰이 절대 권력이면 공수처는 슈퍼 절대 권력"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10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10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지사는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무소불위 검찰을 통제하려면 검찰부패까지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사법 적폐를 청산하고 합리적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공수처가 신속하게 설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선 태종은 친인척 비리를 막기 위해 의금부(지금의 공수처)에 지시해 외척 발호를 방임한 사헌부 대사헌(지금의 검찰총장)과 관료들을 조사해 문책했다"며 "태종이 부패 기득권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세종의 태평성대는 요원했을 것"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이 지사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의 주장대로 검찰이 절대 권력이라면 그런 검찰을 수사할 공수처는 슈퍼 절대 권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논리대로라면 공수처는 슈퍼 절대적으로 부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원 지사는 "'태종도 공수처(의금부)로 검찰(사헌부)을 수사해 세종의 태평성대가 가능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의 사법제도 근거를 조선왕조에서 찾는 사고방식은 문제가 많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은 21세기이고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돌아와 달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말꼬리 잡을 시간에 민생에 집중하길"

이 지사는 원 지사가 글을 올린 지 약 6시간 뒤 재차 페이스북에 “이해를 돕기 위해 제 글의 의미를 요약하면 '현재 대한민국 검찰권처럼 독점된 권력은 남용될 수밖에 없으므로 공수처를 만들어 검찰과 공수처를 상호 견제시키자'는 것”이라며 “옥상옥으로 '무소불위 검찰 위에 슈퍼권력 공수처를 두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초보적 상식과 이해력을 가진 사람이면 이 정도는 누구나 파악할 수 있다"라며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을 폄하하며 뻔한 사실을 조작해 국민을 호도하려 할수록 국민 눈 밖에 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야당이 야당답게 존재하고 활동해야 대의정치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기에 드리는 고언"이라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2시간 뒤 이 지사의 주장을 다시 맞받아쳤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 검찰권처럼 독점된 권력은 남용될 수밖에 없으므로 분할 후 상호견제 시켜야 하니, 공수처를 만들어 검찰과 공수처를 상호견제시키자'는 것이었다는 이재명 지사의 말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고 했다.

원 지사는 "검찰이 지나치게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힘을 합리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제도개혁의 본질이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 여당과 청와대가 주도하는 검찰개혁은 상호견제가 아니라 '옥상옥'일 뿐"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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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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