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49만 거리로?…"1~2주 강력한 거리두기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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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두고 500명 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면서 강력한 방역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수능을 마친 49만여명의 수험생들이 PC방·노래방·여행 등으로 움직일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질 것이란 우려다.

의협, "1~2주 강력 거리두기하라"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는 2일 "12월은 연말로 사회적 교류가 가장 활발한 시기고 수능 후 수험생들의 많은 외부활동이 예상된다"며 "최근 감염 확산 상황을 고려하면 1~2주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협은 지난 1일 대정부 권고문을 통해 "단기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서 3단계 일시상향을 고려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2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표를 받은 수험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2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표를 받은 수험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방역 전문가들도 "수능을 기점으로 방역을 더욱 촘촘히 해 유행세를 조기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2월 내내 수험생들이 반드시 가야 하는 입시학원, 대학별 고사장이나 친구·가족들끼리의 연말 모임 등에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시험이 끝난 수험생들은 외식도 하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을 것"이라며 "마음은 이해하지만 방역 차원에서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험생, 감독관뿐 아니라 절·교회·성당 등에 몰리는 학부모까지 합하면 수능 인파는 49만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거리 두기 단계를 짧고 굵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평소에도 수능 이후 해방감을 즐기다 사고가 나기도 한다"며 "아직 논술, 면접 등 전형이 남은 만큼 본인들을 위해서라도 외부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방역 당국, "거리두기 상시 검토 중"

이에 대해 서울시는 수능 이후 상황을 대비해 코로나19 특별 상황관리에 들어갔다. 수험생들이 몰릴 확률이 높은 노래연습장·PC방·영화관 등 3종 시설을 대상으로 방역을 강화한다. 또 수험생들이 논술·면접시험을 대비하는 입시학원 2000여곳도 수시 점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방역 수칙을 위반한 업장은 강력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능예비소집일인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유의사항을 듣고 있다. 뉴시스

수능예비소집일인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유의사항을 듣고 있다. 뉴시스

보건당국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할 수 있도록 상시 검토 중"고 밝혔다. 그러면서 "3일 수능 시험이 보다 안전하게, 또 감염 위험이 최소화된 상태로 치러질 수 있도록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이 방역수칙과 행동 요령을 잘 준수해달라"고 요청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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