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사태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간 설전이 격화하고 있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청와대 가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언하라”며 “차라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반의반 만큼이라도 하라고 말이다”라고 직격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식 수준은 80년대에 멈췄고, 정치 수준은 15년 전에 멈춘 자들이 나라를 병들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 의원이 전날 나 전 의원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뭐라도 말만 하면 온갖 독설을 퍼부으며 공격하던 분들이 지금은 대통령의 침묵에 독설을 쏟아낸다”고 지적한 게 발단이 됐다.
그러자 윤 의원은 지난 2006년과 2007년 나 전 의원의 발언을 거론하며 “출마든 뭐든 하려거든 반성부터 하라”며 “대통령을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구태 정치는 그만하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이 언급한 나 전 의원의 발언은 “개구즉착(開口卽錯, 말하는 순간 참모습과 어긋남)이라더니 노 대통령은 입만 열면 설화를 일으키는 개구즉화(開口卽禍)다”(2006.12.21.), “대통령이 한 사람이 입을 열면 4000만 국민이 고통받는다. 대통령 한 사람이 침묵하면 4000만 국민이 편안하다”(2007.6.15.) 등이다.
앞서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 역시 윤 의원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을 비판하는데 갑자기 노무현에게 침묵하라고 했다는 윤건영”이라며 “이걸 야당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국보급 착각이다. 이 정도면 자학개그 수준”이라고 비꼬았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