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가 2천명을 넘어섰다.
국립보건원은 지난해 국내에서 4백명의 에이즈 감염자가 새로 확인돼 전체 감염자 수(누계)가 2천8명으로 늘어났다고 9일 밝혔다.
이는 2001년 감염자 수(1천6백8명)에 비해 24.5% 늘어난 것으로 하루 한 명 이상이 새로 감염되는 셈이다. 전체 감염자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 총 4백21명(21%)이 사망했다.
감염 경로가 확인된 1천6백8명의 감염 요인을 보면 국내 이성간 성접촉이 44.6%로 가장 많았고 동성간 성접촉(29.8%), 국외 이성간 성접촉(23.0%)의 순이었다.
1995년 이전엔 국외 이성간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이 가장 많았으나 최근엔 동성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자가 크게 늘고 있다.
전체 감염자 중 남자는 1천7백76명(88.4%)으로 여자(2백32명)보다 훨씬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35.2%)와 20대(27.1%)가 주축을 이뤘으나 10대가 31명, 9세 이하도 11명이나 됐다.
국립보건원 권준욱 방역과장은 "외국에 비해 에이즈 감염자 수가 아직 적지만 성개방 풍조로 감염자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원은 에이즈 확산 예방을 위해 올해 콘돔 자판기 1만8천대를 유흥업소와 숙박업소 등에 설치하고 24시간 상담전화 및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개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