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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수명 5년 늘리자] 41. 봉사하는 삶 면역물질 솟아

중앙일보

입력

15년째 봉사활동을 하는 김정옥(82.서울 반포동) 할머니. 월요일엔 수녀원에서 마음을 닦는 수련활동을 하고, 화요일엔 성당 교우들과 임종을 앞둔 분들을 찾아 영혼을 위로한다.

그리고 수요일엔 강남성모병원에서 가제를 접거나 수술에 필요한 소모품들을 지원하는 봉사를 하고, 금요일엔 노인 급식소를 찾아 식당일을 돕는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활동적인 김 할머니는 바쁜 일과에도 불구하고 감기 한번 앓은 적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

봉사하는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은 경험 속에서 알 수 있다. 인도 캘커타 빈민촌에서 봉사로 생을 마친 마더 데레사 수녀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86세로 사망했지만 사인은 엉뚱하게도 말라리아였다. 감염질환만 아니었더라도 그는 더 오랜 세월을 '빈자의 어머니'로 남았을 것이다.

그가 죽은 뒤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는 '봉사와 선한 일을 생각하거나 보기만 해도 우리 마음은 착해지고, 몸 또한 영향을 받아 인체 내에서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물질이 생긴다'고 발표했다.

최근 미국 미시간대학 사회연구소의 스테파니 브라운 박사는 심리과학이라는 잡지에서 "자신만 아끼고 남을 돕지 않는 사람은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보다 일찍 죽을 가능성이 두 배나 높다"고 밝혔다.

무작위로 선정한 4백23명의 노인 부부를 대상으로 5년간에 걸쳐 면담 조사한 결과 장수하는 노인 남성 중 75%, 여성은 72%가 친구나 이웃.친척들을 아무런 대가없이 도와주고 있었다는 것.

남에게 베푸는 삶이 건강한 것은 정신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음의 여유와 안정 때문에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사망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질환은 경쟁적인 성격이나 조급증.분노심을 가진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또 하나는 충만된 기쁨이 질병에 대항하는 면역력을 높여준다.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재호 교수는 "마음이 어둡고 우울한 사람이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것과는 반대로 남에게 베푸는 과정에서 생기는 삶의 보람과 기쁨은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와 불안을 이기는 보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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