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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허리병 인공디스크로 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흔히 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은 허리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며 몸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인체 부속품이다.

문제는 뼈보다 노화가 빨라 쉽게 탄력성을 잃거나 손상돼 심각한 허리병을 유발한다는 것. 이러한 퇴행성 척추질환에 인공 디스크를 사용하는 시술이 보편화할 전망이다.

서울 강남베드로신경외과 윤강준 원장은 최근 일본신경외과학회에서 2백5명의 퇴행성 디스크 환자에게 인공 디스크 수술을 한 결과 95%의 환자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 인공 디스크는 모양이 인체의 추간판(디스크)처럼 생긴 것이 특징.따라서 기존 디스크통을 이용한 척추 고정술과는 달리 허리의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인공 디스크는 1980년대 독일.프랑스에서 먼저 시작해 유럽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 수입품도 독일.프랑스제로, 소재는 티타늄 합금판과 폴리에틸렌으로 돼 있다.

수술은 부분 마취를 한 뒤 배쪽에서 접근해 척추 사이에 끼어넣는 방식. 복부를 6~8㎝ 절개하고 기구를 집어넣어 망가진 디스크를 제거한 뒤 척추뼈를 벌려 인공 디스크를 넣는다.

윤원장은 "척추는 허리뼈 4.5번 사이, 그리고 5번과 엉치뼈(천추)사이가 가장 많이 손상되는데 이를 고정시키면 운동에 제한을 받는다"며 "앞으로는 허리의 운동성을 높이는 인공 디스크가 크게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공 디스크가 만능은 아니다. 수술이 배를 통하기 때문에 비만한 사람이나 골다공증이 심한 사람은 제외된다. 또 고가인 인공 디스크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 부담이 크다는 것도 단점이다.

최근 인공 디스크 수술을 시작한 영동세브란스 신경외과 조용은 교수는 "퇴행성 환자중 뼈는 건강하고 디스크만 망가진 사람에게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인체에 적용된 기간이 짧아 장기 추적한 연구 결과가 없고, 한번 넣은 인공 디스크는 다시 제거하기 어렵다는 것도 대중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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