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쌍순환, 폐쇄경제 아니다” 국제사회에 강조하는 속내

중앙일보

입력 2020.11.25 05:00

업데이트 2020.11.25 09:43

2021 중국 경제 어떻게 움직일까 〈中〉

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화상대화를 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화상대화를 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지난 기사에서 중국의 경제 성장률 목표 숫자. 공식적으로 없지만, 비공식(?)적으로 5%라고 이야기했다.(공표 안해도 다 아는 中목표···그들이 '5% 성장' 집착하는 까닭 : https://news.joins.com/article/23928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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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성장을 이루기 위한 중국의 전략은 무엇인가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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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쌍순환(雙循環)이다. 쌍순환은 이번 중국 공산당 5중 전회가 발표한 14차 5개년 계획(14.5 규획·2021~25년)에서 경제 발전 전략으로 공식 확정됐다. 지난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언급한 거다. 말만 보면 수출 중심의 국제시장인 국제대순환과 내수 중심의 국내시장이 상호 발전하라는 의미다.

하지만 방점은 국내시장에 있다. 시 주석은 5월 상무위원회 발언에서 쌍순환을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시장의 내수 잠재력을 살려 국내와 국제 경제가 서로를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조”라고 정의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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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발표한 14.5규획 관련 건의안에서도 "내수 확대라는 전략적 기반에 완전한 내수 시스템의 육성을 가속화하고 혁신 중심의 고품질 공급으로 새로운 수요를 주도하고 창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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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기술 자립이다. 중앙위원회는 5중전회 폐막 이후 내놓은 회의자료(공보)에서 “과학 자립과 자강을 국가발전 전략으로 삼고, 세계 경제 전쟁터에서 혁신성을 보완해 과학기술 강국 건설을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조강국·품질강국·인터넷강국·디지털강국 등 4대 강국을 건설하자는 목표도 제시했다.

쌍순환과 기술자립은 연동되는 개념이다. 쌍순환을 하는 이유가 기술 자립을 하기 위해서이며, 장기적으로 기술 자립이 안 되면 쌍순환은 어렵다.

왜 그런가. 중국은 이중부담이다. 코로나19로 교역이 위축됐다. 여기에 미국이 강력하게 ‘첨단 기술 관련 경제제재’에 나서고 있다. 2가지 걸림돌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GVC)에 몸을 맡겨 큰 중국의 ‘수출주도형 성장’ 공식에 균열이 생겼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5중전회 폐막에 밝힌 “국제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뚜렷이 커졌다”는 말은 이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 해결책이 ‘장기 농성전(籠城戰·문을 굳게 닫고 성을 지키는 전투)’이다.

14일 한 온라인 의류 매장사업자가 스마트폰 라이브 방송으로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홍보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14일 한 온라인 의류 매장사업자가 스마트폰 라이브 방송으로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홍보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지도부의 생각을 풀어보면 이렇다. GVC가 중국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럼 국내에 작은 ‘중국판 GVC’를 만들자. 우린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성장해 국내 시장 질과 자본 규모는 해외  못지않다. 중국인이 해외에 쓰던 돈을 국내로 많이 돌리고, 중국 내수 기업의 제품 부가가치를 높이자. 그러면 국내 순환 고리만으로도 수출로 못지않게  돈을 벌 수 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와 미국의 공격 파고를 견뎌내자.

요게 쌍순환의 요체다. 시진핑 주석은 이미 지난 5월 “국내 시장의 우위를 이용해 국제 시장의 위험을 없애는 것”이라고 쌍순환을 정의했다. 사실상 ‘자력갱생’ 버티기다.

17일 중국 저장성 난징시의 한 공사현장에서 공사 인력들이 스마트폰과 로봇을 통한 작업 안전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중국 신화망 캡처]

17일 중국 저장성 난징시의 한 공사현장에서 공사 인력들이 스마트폰과 로봇을 통한 작업 안전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중국 신화망 캡처]

그런데 아직 불완전하다. 기술적으로 완전 자립이 안 돼 있다. 필요한 것이 '중국제조 2025(2025년까지 10대 핵심 산업의 부품 및 소재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로 요약되는 기술 자립이다. 그래야 완전한 쌍순환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자립을 이루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산 제품이라도 속은 해외 부품·기술이 들어간 것이 너무 많다. 핵심 첨단 기술인 반도체 자급률은 20%에도 못 미친다. 미국이 더 센 기술 제재를 하면 진짜 꼼짝 못할 수 있다. 당장은 자력갱생을 위한 시간을 벌 필요가 있다.

시진핑 주석의 지난 19일 발언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해야 한다. 

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화상대화를 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화상대화를 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시 주석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화상회의에서 쌍순환에 대한 오해를 푸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개방은 국가 진보의 전제이며 폐쇄는 낙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구축하는 새로운 구도는 절대 폐쇄적인 국내 단순환이 아니며 개방적이고 서로 촉진하는 국내·국제 ‘쌍순환’(雙循環·이중순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류는 일방주의, 보호주의, 바링(覇凌·따돌림)행위 상승 등으로 세계 경제의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격화되고 있다”며 “중국이 국제 분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글로벌 산업 사슬과 공급 사슬, 가치사슬에 더 효과적으로 융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돌림 행위를 하는 국가(미국)와 달리 우리와 함께 GVC를 구축하자는 메시지다.

이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APEC 평가를 보면 잘 나타나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20일 "APEC 회의에서 일부 미국 관리들이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기 위해 경제적 분열과 불온한 동맹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중국은 디커플링을 추구하거나 다른 국가를 견제하기 위해 작은 테두리를 긋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쌍순환과 자립을 내세우지만, 미국의 공세가 불안한 중국이다. 시 주석의 발언, 시간을 벌기 위해 국제사회 공조가 절실해진 중국의 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럼 중국의 5% 성장, 내년에 정말 가능할까.  다음 편에서 살펴보자.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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