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표 안해도 다 아는 中목표···그들이 '5% 성장' 집착하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차이나랩’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신화=연합뉴스]

[신화=연합뉴스]

2021 중국 경제 어떻게 움직일까 〈上〉

지난 10월 29일 중국 공산당 5중전회 모습. [중국 신화망 캡처]

지난 10월 29일 중국 공산당 5중전회 모습.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 최고 권력기관인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지난 10월 말 제19기 5차 전체회의(5중 전회)를 진행했다. 세계가 주목했다. 중국의 향후 5~15년간 경제 발전 방향을 정하는 자리라서다. 14차 5개년 계획(14.5 규획·2021~25년)과 2035년 장기발전 계획을 통해서다.

[자료 : 중국 국가통계국·웨카이(?開)증권연구원·코트라 베이징무역관]

[자료 : 중국 국가통계국·웨카이(?開)증권연구원·코트라 베이징무역관]

기존과 달라진 게 있었다. 숫자다. 14.5규획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중국 공산당은 지금까지 5년간의 경제 발전 계획을 13번 정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매번 이때 공개했다. 12.5 규획에선 7%, 13.5 규획에선 ‘6.5% 이상’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목표 숫자를 내놓지 않았다.

이유는 이렇다.  

지난 10월 29일 중국 공산당 5중전회 모습. [중국 신화망 캡처]

지난 10월 29일 중국 공산당 5중전회 모습. [중국 신화망 캡처]

중앙위원회는 5중전회 결과를 담은 회의자료(공보)에서 “세계는 100년 만의 대격변을 겪고 있다. 국제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뚜렷이 커졌다”고 밝혔다.

[신화=연합뉴스]

[신화=연합뉴스]

세계 환경이라 에둘러 말했지만, 핵심은 2가지다. 미국의 경제 봉쇄와 코로나19다. 두 가지 난관을 헤쳐나가는 게 쉽지 않으니 목표를 구체적인 숫자로 밝히지 않겠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생각이다. 이렇게 중국의 2025년까지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없는 게 됐다.

공식적으로 그렇단 말이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비공식적(?)으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짐작을 안 할 수가 없다. 특정 숫자가 워낙 자주 들린다. 중국의 각종 싱크탱크와 주요 증권사가 수시로 언급한다. 향후 5년간 중국의 연평균 경제 성장률 추정치에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치 서로 짠 듯이.

[신화=연합뉴스]

[신화=연합뉴스]

중국 재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재정과학연구원은 지난 10월 내놓은 중국재정정책 보고서에서 2021∼2025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6%라고 예상했다.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도 같은 시기 연간 경제 성장률이 5.5%라고 전망했다. 중국 증권사들 전망도 비슷하다. 중신(中信)증권은 4.5~5%를 제시했다. 웨카이(粤開)증권과 노무라동방(野村東方) 증권 등은 5.4%를 제시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인 숫자는 5%다.

[신화=연합뉴스]

[신화=연합뉴스]

중국 정부 경제 인사의 공개 발언을 들어보자. 짐작은 확신으로 바뀐다. 지난 11월 17일 중국사회과학원 리쉐쑹(李雪松) 공업경제연구소 부소장이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다. 14.5규획 기간 경제성장률에 대한 의견이다.

"2021~2025년간 중국의 잠재 성장률은 5~6%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국이 코로나19 충격으로 커진 경기 변동 폭을 고려한다면 연간 성장률은 5% 정도로 하는 게 적정하다."

[신화=연합뉴스]

[신화=연합뉴스]

리 부소장은 그러면서 “잠재 성장률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선 기존 자원을 십분 활용하고 개혁개방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발언은 또 있다. 주바오량(祝寶良) 중국 국가정보센터 주임이다. 그는 지난 9월에 “중국이 2035년까지 연평균 5%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화=연합뉴스]

[신화=연합뉴스]

전망이 아니다. 사실상 목표치 제시다. 관변 기관 인사의 발언이란 점에서 중국 정부의 의중이 들어가 있다고 보는 게 맞다. 글로벌 금융기관 모건스탠리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지도부가 2021∼25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수준으로 설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왜 5%일까.

[신화=연합뉴스]

[신화=연합뉴스]

주목할 건 2035년 장기발전 계획이다. 중국 공산당이 5년 주기 5중전회에서 장기 발전 전략을 정한 건 25년 만이다. 가장 최근이 1995년 9.5규획(1996~2000년) 때다. 그만큼 15년 뒤 이루고 싶은 확실한 목표를 이번에 천명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게 제시된 것이 바로 1인당 GDP를 2035년까지 중도중진국(중등발달국가)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거다.

[신화=연합뉴스]

[신화=연합뉴스]

이를 위해선 5% 경제 성장률이 중요하다. 김성애 코트라 중국 베이징무역관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공산당이 명확하게 정의하진 않았으나 지난해 기준 세계은행은 1인당 GDP 2만 3000달러, 국제통화기금(IMF)는 3만 2000달러 수준을 중등발달국가로 분류한다”며 “(중국에선) ‘2035년 1인당 GDP 중도 중진국 수준 도달’을 실현하려면 2021~2035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5%대를 유지해야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자료 : 중국 중신증권·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자료 : 중국 중신증권·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실제 중신증권은 2035년까지 연평균 5% 성장률을 유지하면 중국의 1인당 GDP가 약 2만 2000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10월 29일 중국 공산당 5중전회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중국 신화망 캡처]

지난 10월 29일 중국 공산당 5중전회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중국 신화망 캡처]

언표(言表)만 안 했을 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생각한 숫자는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를 이루기 위한 중국의 전략은 뭘까. 다음 편에 소개한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