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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의료원 "코로나19 환자 중증은 2%뿐…70%는 재택진료 해야"

중앙일보

입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노보텔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기자간담회에서 신축이전사업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노보텔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기자간담회에서 신축이전사업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국립중앙의료원이 효율적인 병상 확보를 위해 코로나19 환자의 70%인 무증상·경증 환자는 자택치료를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의료원)은 24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체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중증 환자는 2% 가량이며 중등증 환자까지 더하면 5~6% 정도”라며 “조금이라도 병원의 관리가 필요한 환자를 20~30%라고 할 때, 나머지 70%의 환자는 병상이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가 재택 치료를 해 무리 없이 지낼 수 있게 지원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은 “단순히 병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밀착 모니터링을 하며 쉬는 것도 치료가 될 수 있다. 집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기준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중앙임상위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수도권 코로나19 관련 총 중환자 병상 수는 125개로 이 가운데 25개가 남아 있다. 총 중환자 병상은 올해 8~9월의 수도권 코로나19의 1차 유행 시 운영됐던 최대 병상 수 145개보다 대략 20개 정도 적다. 의료원은 최근 14일간 환자 발생 추이로 예상했을 때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한다면 올 12월 둘째 주부터는 중환자병상 부족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주영수 기획조정실장은 “수도권 코로나19의 1차 유행 시 사용했던 연령별 중환자 발생률을 적용했을 때, 최근 14일간의 수도권 신규 확진자 중에서는 총 46명의 중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략 5일 정도의 시차를 두고 하루에 3~4명씩의 중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 앞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49명 늘어 누적 3만1천353명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 앞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49명 늘어 누적 3만1천353명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현재의 중환자 병상 부족 상황은 당분간은 수도권에 국한된 문제로 보인다”며 “따라서 수도권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협조가 필요하고, 중증치료가 필요한 환자만 중환자실에 있도록 해야 한다. 추가 병상을 늘리고 의료인력의 부담 경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원은 수도권 1차 유행 때와 같이 운영 가능한 전체 중환자 병상 수를 145개까지 다시 확보할 수 있다면, 추가로 1주일 정도는 시간적 여유를 벌 수는 있다고 판단했다.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는 코로나19 관련 총 중환자 병상 수가 130개 정도로 이 가운데 잔여 병상이 100개 정도인 것으로 추정했다.

오명돈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판데믹 맞서 우리나라 의료 대응 컨트롤 타워 역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오명돈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판데믹 맞서 우리나라 의료 대응 컨트롤 타워 역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중앙임상위에 따르면 지난 8월 14일 시작된 수도권 코로나19의 1차 유행은 지난 10월 초 잦아들며 2주 정도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10월 20일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이번 달 10일부터 증가 양상이 급격히 빨라져 지난 14일간(10~23일) 전체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2239명이 늘었다. 신규 환자 가운데 50~59세 369명(16.5%), 60~69세 328명(14.6%), 70~79세 188명(8.4%), 80세 이상 105명(4.7%)이다.

오명돈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겨울에 접어들며 바야흐로 코로나19 팬더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겨울은 100년 만에 찾아온 매우 어둡고 혹독한 계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팬더믹 맞서 우리나라 의료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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