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보다 코로나 빨랐다···2주 아닌 이틀만에 300명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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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학교병원 본관(1동)에서 처방전을 받으려는 방문객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의료진과 환자, 입주업체 직원 사이에서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본관을 폐쇄하고 진료를 중단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학교병원 본관(1동)에서 처방전을 받으려는 방문객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의료진과 환자, 입주업체 직원 사이에서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본관을 폐쇄하고 진료를 중단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8일 300명 넘게 발생했다. 300명 선을 넘은 건 지난 8월 29일(323명) 이후 81일 만이다. 상당히 빠른 속도다. 보건당국은 “감염위험의 일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보건당국 "감염위험의 일상화 접어들어"

전국 12개 시도에서 환자 나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313명이다. 국내 발생이 245명, 해외 유입이 68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발생의 경우 전국 12개 시·도에서 환자가 잇따랐다.

앞서 지난 16일 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감염재상산 지수 예측모델을 활용해 확산세를 설명한 적이 있다.  감염재상산 지수란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몇 명에게 옮겼는지 보여주는 값이다. 예를 들어 1.1이면 1.1명에게 전파했다는 의미다. 당국은 1.1을 ‘위험수준’으로 본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당시 “(감염)재생산 지수가 1.12”라며 “현재 수준에서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지 않으면 2~4주 후 (신규 확진자가) 300~400명 가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감염양상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틀 만에 300명을 넘었다. 감염속도가 빨라진 원인은 우선 집단감염 뿐 아니라 가족·지인간의 확진자 접촉 등에 따른 환자 발생비율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2주간(5~18일)의 감염경로를 보면, 국내 집단 발생이 32.9%(784명)이고 앞선 확진자와의 접촉이 26.4%(629명)이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18일 중대본 회의에서 “특정 집단이나 시설에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가족과 지인 간의 모임, 다중이용시설 등 일상생활 위주의 감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상감염이라는 새로운 감염 양상, 감염속도를 고려하면 현재 상황은 매우 위태로운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급증한 1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대를 기록한 건 지난 8월21일(324명) 이후 처음이다. 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급증한 1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대를 기록한 건 지난 8월21일(324명) 이후 처음이다. 뉴스1

40대 이하 확진자 증가 

또 기온이 떨어지면서 환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실내에서의 활동이 늘어난 데다 40대 이하 확진자가 증가한 것도 확산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한 주간의 신규 확진자 연령대를 분석해보면, 40대 이하가 52.2%를 차지하고 있다. 10월 11일~11월 7일 4주간 40대 이하 확진자 비율은 49.1%였다. 과거 4주(9월 13일~10월 10일)는 38.3%였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40대 이하 감염자의 경우 적지 않은 환자가 무증상·경증을 보인다”며 “이런 감염특성이 누적돼 지역사회 내 감염위험을 높이게 된다”고 말했다.

마스크 출근길. 연합뉴스

마스크 출근길. 연합뉴스

꾸준한 병상확보 

다행히 코로나19 병상은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기준 전국의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은 3857개다. 이 중 2468개(64%)가 비어 있다.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전담으로 맡아 치료하는 병상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138개 가운데 입원 가능 병상은 62개(44.9%)다. 여기에 일반 중환자 치료 병상(57개)까지 합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인플루엔자(독감)의 유행속도가 더딘 것도 다행스러운 점이다. 독감과 코로나19는 발열·기침 등 증상이 비슷하다. 동시 유행하게 되면 의료체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된다. 지난 1~7일 독감 의심환자의 분율은 1000명당 3.1명이었다. 직전 주(1.9명)보다 늘긴 했으나 올 유행기준(5.8명)에는 못 미치고 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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