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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했소" 美보이스카우트 성범죄 피해자 8만명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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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이스카우트 유니폼. AP=연합뉴스

미국 보이스카우트 유니폼. AP=연합뉴스

미국 보이스카우트에서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수가 8만2000명을 넘어섰다.

미 보이스카우트 성학대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인단은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전날 오후 기준 8만2663명이 피해 사실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 보이스카우트연맹(BSA)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피해 접수 마감시한(16일 오후 5시)을 만 하루 앞두고 집계된 숫자다.

최종 시한이 하루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 세계 가톨릭교회에서 제기된 아동 성범죄 피해자 1만1000여명의 8배가 넘을 전망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사 폴 모니스는 NYT에 “사건이 많을 줄 알았지만 이렇게 많은 숫자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맹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과거의 학대로 고통받은 사람들의 숫자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앞으로 나선 이들의 용기에 감동도 받았다. 이들의 고통을 없애줄 수 없어서 마음이 아프다”라고 밝혔다.

보이스카우트 성범죄 피해는 미국의 50개주 전역에서 접수됐으며, 일부 피해는 일본과 독일의 해외 미군기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의 현재 연령은 8세에서 93세까지 다양했고, 대부분 남성이지만 일부 여성 피해자도 있었다.

앞서 지난해 4월 보이스카우트 내에서 1944년부터 72년 간 아동 단원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만연했다는 내용의 법정 증언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미 버지니아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인 자넷워렌은 연맹이 1944년부터 2016년 사이 제작한 비공개 파일을 검토해 이같은 결과를 밝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명 ‘부패 파일’로 알려진 이 문서에는 연맹이 파악한 조직 내 성학대 사건과 가해자 정보 등이 담겼다.

증언에 따르면 109년 역사의 미국 보이스카웃연맹에서 72년 동안 활동한 관계자 및 자원봉사자 가운데 7819명이 소속 아동 단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연맹에서 퇴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줄소송에 휘말린 보이스카우트연맹은 소송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 2월 연방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1910년 설립된 미 보이스카우트연맹의 자산 총액은 10억달러 이상이고, 현재도 220만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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