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저희 집 정도는 살 수 있다"고 발언해 주목받은 김 장관이 거주 중인 아파트 단지에서 6억 4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14일 파악됐다.
이날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일산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일산아이파크1단지' 146㎡(전용) 주택이 지난 2일 6억45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장관이 보유한 것과 같은 규모의 아파트다. 지난 9월에는 12층 주택이 5억79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호가는 6억~6억7000만원 수준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 10일 김 장관이 국회 예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디딤돌 대출의 한도가 너무 낮다는 지적에 대해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말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당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의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이 10억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디딤돌 대출로는 서울에서 집을 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10억 이하의 아파트들도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5억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 (디딤돌) 대출이 된다"며 "5억짜리 아파트가 있는지 그것을 묻는 것"이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5억짜리 아파트가 있다. 수도권에도 (5억 이하) 아파트가 있는 것"이라며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디딤돌대출은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주택도시기금 대출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최고 70%까지 연이율 1∼2% 저리로 빌릴 수 있다. 전용면적 85m²(수도권이 아닌 읍면 지역은 100m²) 이하, 담보주택 평가액이 5억원 이하일 경우에만 대출이 가능하다. 김 장관의 아파트는 전용면적과 가격 모두 디딤돌대출 대상에서 벗어나지만, '5억짜리 주택이 있느냐'는 야당의 질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자 이 단지 주민들은 규탄 성명을 내고 김 장관을 언급하며 "본인 소유 아파트의 정확한 시세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부정확한 가격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매우 경솔한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