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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가상현실 의료 선진국"…치료장치 개발 한양대 김선일 교수팀

중앙일보

입력

미국 샌디에이고의 '가상현실 치료센터'는 세계에서 가상현실을 정신병 치료에 가장 폭넓게 이용하고 있는 곳이다.

고소공포증은 물론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사람,광장.폐쇄.운전 공포에서 정신분열에 이르기까지 각종 치료에 가상현실을 도입했다.

이곳에는 한국에서 만든 가상현실 치료장치가 설치돼 있다. 한양대 김선일.이장한(의공학과)교수팀의 개발품이다.

김교수 연구팀은 이스라엘의 샤르-므나세 병원, 아일랜드 성 스테판 병원 등에도 가상현실 시스템을 공급했다. 이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이다. 가상 현실 치료시스템 연구진으로는 김교수팀이 국내에서 유일하다.

연구팀은 1999년부터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김교수는 "공포증 치료에서는 약물과 현실적응 치료를 함께 한다"면서 "세계적으로는 90년대 중반부터 현실 적응 훈련을 가상현실로 바꾸려는 노력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미 연설.고소.폐쇄.거미 공포증 환자들의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었고,어린이들을 위한 집중력 향상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최근에는 알콜.니코틴 중독 증세를 덜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단서치료'란 것을 가상현실에 도입한 것. 술을 보면 담배를 피우고 싶어지는 것처럼 욕구를 자극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런 자극을 주면서도 담배는 못 피우게 해 욕구가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 단서치료다.

이장한 교수는 "지금까지 실제로 환자 앞에 술병을 놓고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식의 치료를 했다"면서 "개발 중인 시스템에서는 단지 술병을 놓는 것이 아니라 가상현실 속에서 실제 술집에 간 것 같은 체험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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