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대출 연체율 2007년 이후 최저…“코로나 정책효과 반영된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원화대출 연체율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원화대출 연체율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 9월 말 ‘은행 대출 연체율’이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 현황’(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은행 연체율은 0.3%로 1개월 전보다 0.07%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종전 최저치(지난 6월 말 현재 0.33%)보다 0.03%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2007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다. 9월 말 연체율은 1년 전보다 0.14%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37%로 1개월 전보다 0.09%포인트, 1년 전보다 0.2%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각각 0.28%, 0.4%로 작년 9월보다 0.36%포인트, 0.16%포인트씩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대출을 세부적으로 보면 중소법인 연체율이 작년 9월보다 0.21%포인트 내린 0.53%였고 개인사업자 대출은 0.09%포인트 내린 0.25%였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2%로 전월 말보다 0.05%포인트, 작년 9월보다 0.07%포인트 각각 내렸다.

또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1년 전보다 0.06%포인트 내린 0.16%였고, 신용대출 등 그 밖의 대출 연체율은 0.09%포인트 하락한 0.36%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연체율 하향 기조에 더해 분기 말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상 분기 말에는 은행들이 연체 채권을 평소보다 많이 정리해 연체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사진 금융감독원

사진 금융감독원

9월 중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2조3000억원으로 7월 7000억원, 8월 6000억원보다 많고 작년 9월과는 같았다. 분기 말 효과를 고려해도 9월 연체율은 예년에 비해 낮은 편이다.

연체율이 떨어진 것은 분모에 해당하는 대출총액이 많이 증가했지만 신규 연체 증가 폭은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1조원으로 작년 9월(1조4000억원)과 재작년 9월(1조3000억원)보다 적었다. 올해 7·8월(각 1조3000억원·1조1000억원)에 비해서도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빚을 제때 못 갚는 가계와 기업이 늘 것으로 우려됐지만 아직은 이 문제가 가시화하지 않은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신규 대출 지원 등 코로나19 정책 효과가 반영된 것 같다”며 “연체율이 낮게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