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동전 속 이순신 얼굴 바뀌나…"친일 화가가 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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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전쟁역사실1관이 재개관 했다. 이순신 장군과 토요토미 히데요시. 중앙포토

지난 2017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전쟁역사실1관이 재개관 했다. 이순신 장군과 토요토미 히데요시. 중앙포토

100원짜리 동전에 새겨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 영정이 조만간 바뀔 예정이다. 작가의 친일 행적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향후 친일 화가가 그린 화폐 속 위인들의 영정이 표준영정 지정에서 해제될 경우 새 그림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화폐 도안의 위인 초상에 대한 정부의 표준영정 지정이 해제될 경우 한은은 도안 변경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한은은 화폐의 공공성을 고려해 정부가 정한 표준영정을 화폐 도안으로 사용해왔다.

표준영정은 한 인물의 영정이 난립하는 것을 막고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하나로 지정한 것이다. 최근 표준영정을 그린 작가들이 친일행적을 한 행위자로 분류되면서 이들이 그린 표준영정 지정을 해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용 화폐 가운데 100원화(이순신), 5000원권(율곡 이이), 1만원권(세종대왕), 5만원권(신사임당) 속 정부 표준영정의 작가들은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됐다. 이순신 영정은 장우성 화백이, 이이와 신사임당 영정은 김은호 화백이, 세종대왕 영정은 김기창 화백이 그렸다.

이들 중 100원짜리 동전에 새겨진 이순신 장군의 영정 사진이 제일 먼저 바뀔 예정이다. 지난 6월 현충사관리소는 100원 표준영정에 대한 지정 해제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에서도 해제를 심의 중이며 조만간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의 표준영정 지정 해제 여부가 가장 먼저 결론이 날 테니까 바꾸게 된다면 100원짜리의 모습이 먼저 달라질 것"이라며 "100원짜리는 현재 동전들을 녹여서 새로 만들면 되므로 크기나 재질을 바꾸지 않는 이상 교체에 큰돈이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장우성 화백이 그린 이순신 장군의 영정은 1983년부터 100원짜리 겉면을 장식해 왔다. 앞서 그가 그린 유관순 열사의 영정도 1978년 표준영정이 됐다가 이후 지정 해제된 바 있다.

5000원권, 1만원권, 5만원권 등 지폐는 현재 표준영정 지정 해제 신청이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충무공 영정 외에 친일 논란이 있는 화가가 그린 영정 13위를 소유주의 신청 없이도 문체부가 지정 해제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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