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90% 효과? 들뜨지 말라" NYT는 경고 날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뉴욕 화이자 본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 화이자 본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들떠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백신 2회 투여…감염율 10% 미만"

화이자는 이날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90% 이상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데이터 감시위원회'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를 대상으로 실시한 3상 시험에 대한 중간 결과로 최종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5개국 4만4000명 대상 3상 시험

화이자는 미국과 5개 국가에서 약 4만40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중 3상 시험에 참여한 94명의 결과를 통해 '90%'라는 백신 효과를 얻었다. 회사 측은 임상시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고 나머지는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여했다. 그 결과 백신을 2회 투여한 참가자들은 10% 미만의 감염율을 보였다고 화이자 측은 밝혔다.

이에 대해 NYT는 데이터가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임상시험 참가자나 의사, 회사의 최고 경영자 등을 제외한 그 누구도 94명 중 몇 명이 백신을 투여받고, 몇 명이 가짜 약을 투여받았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아"

화이자는 현재까지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신 연구를 시작하기 전 실시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4가지 버전의 백신을 시험해 보고 발열과 피로와 같은 부작용을 가장 적게 일으키는 백신을 선택했다고 화이자는 설명했다.

NYT는 만약 화이자 백신이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 허가를 받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배포된다면, 질병관리본부와 FDA에서도 부작용이 없는지 감시하고, 임상시험 참가자도 2년간 부작용이 없는지 감시를 받게 된다고 전했다.

"연내 1500만~2000만 분량 제조 가능"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연내까지 1500만~2000만 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초 백신 투여 대상자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고령자나 의료 종사자, 비만이나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기저질환자를 포함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집단을 우선시 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 측에서는 연간 13억 회까지 투여분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1월 셋째주 긴급 허가 가능성 높아"

화이자는 11월 셋째 주 미 FDA에 긴급 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FDA가 제조사에 제출하라고 요구한 2개월간의 안전 데이터를 수집한 뒤의 일이다. 이후에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부 자문 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 그리고 수백만 개의 도스(1회 접종량)를 안전하게 제조할 수 있는 회사 등 자세한 데이터를 검토하는데 몇 주가 걸릴 수 있다.

NYT는 이 같은 절차를 거쳐 백신이 연말 전 특정 고위험군에게 허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NYT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