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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길은정 "건강은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중앙일보

입력

"건강은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집착하지 않으니까 특별히 아픈 걸 모르겠어요. 물론 규칙적인 생활 등 기본은 지키죠."

열살 때부터 기타를 쳤다는 그는 84년 '소중한 사람'으로 데뷔했다. 92년까지 석 장의 독집 앨범을 내며 가수로서 꾸준히 활동해 '한국의 올리비아 뉴턴 존'이란 찬사도 받았다.

또 '가요 톱 10''뽀뽀뽀''정오의 희망곡' 등 많은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95년엔 시 낭송 앨범도 석 장 발표했다. 그러다 96년 갑자기 대장 선암 2기 선고를 받았다. 수술 후 보름 만에 퇴원해 방송을 했을 정도로 투지를 보였지만 방송계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하와이에서 잠시 요양 생활을 했다.

그 후 길씨는 소리소문도 없이 컴백, 벌써 3년째 불교 FM방송에서 '108가요'를 진행하고 있다.

암은 완전히 나은 것이냐고 물었다. "몰라요. 97년 항암치료를 중단한 이후론 병원에서 검사를 안해봤거든요. 하지만, 건강은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집착하지 않으니까 특별히 아픈 걸 모르겠어요. 물론 규칙적인 생활 등 기본은 지키죠."

그는 자신의 방송 활동 재개를 보고 암환자와 가족들의 문의가 잇따르자 2년 전 '내가 행복하게 사는 이유'라는 암 투병기도 펴냈다. '길은정 행복 카페'(cafe.daum.net/lovegyj)란 인터넷 카페를 열고 열심히 상담도 해줬다.

뛰어난 방송 진행자로서 그의 말솜씨를 생각하면 의외였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책을 읽거나 기타를 치며 혼자 노는 게 자연스러웠다고 한다. 그 때 읽은 많은 책은 방송 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단다. '귀로 듣는 책'인 오디오북 제작에 열심인 것도 독서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현재 10년 만에 가요 앨범을 내놓았다. '길은정 노래시집-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베스트 음반이다.

"지금쯤 제 삶을 한번 정리해 두어야겠다는 비장한 심정에서 시작한 일이기도 해요. 암환자라는 사실을 거의 의식하지 않고 살고 있지만 사실 언제 갑자기 쓰러질지 모르잖아요."

"앞으론 라이브 공연도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팬들에게 문학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 노래들을 들려 주고 싶어요."

삶의 벼랑 끝에 섰던 그이기에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사는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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