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바꾼 돼지 복제 성공

중앙일보

입력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를 바꾼 복제돼지를 국내 처음으로 만들었다.세계적으로는 네번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돼지에서 인간 장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서울대 수의과대 황우석 교수는 피부에서 푸른 빛을 내는 유전자를 넣은 돼지 한 마리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발표했다.

그러나 돼지 새끼는 지난 5일 태어나자마자 충북 음성의 돼지 농장에서 서울 연구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하루 만에 죽었다.

黃교수는 "복제돼지는 유전자 검사 결과 일부러 바꾼 유전자를 제외하고는 복제용 세포를 떼어낸 돼지의 것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비록 돼지 새끼가 죽긴 했으나 형질전환이 완벽하게 된 상태로 태어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생명공학 기술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형질전환은 유전자를 바꾼 것을 말한다.

돼지 복제는 일반 동물 복제보다 훨씬 어려운데다 유전자까지 바꾼 것으로 이런 연구 성과는 전세계적으로 미국.영국.대만의 연구소 세곳에서만 성공했다.

이번 개가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독자 기술로 동물을 이용해 인간 장기와 초고가의 치료물질을 생산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돼지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할 때 나타나는 면역 거부반응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바꾸기 위해선 이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黃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곧 돼지 장기 중 면역 거부반응 유전자를 제거한 형질전환 복제돼지 생산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돼지 복제에 유전자 조작과 체세포 복제 방법을 사용했다. 이는 정자와 난자의 수정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돼지 몸에서 떼어낸 세포핵의 유전자를 바꾼 뒤 속이 빈 돼지 난자에 넣어 시험관에서 어느 정도까지 키운다. 이어 암컷 어미 돼지의 자궁에 넣어 새끼가 자라게 하는 방법이다.

형질전환 복제돼지는 미국 미주리대에서 지난해 11월 처음 탄생시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