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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먹고 큰 아이 머리 좋고 몸도 날씬

중앙일보

입력

8월 1~7일은 세계아동기금(유니세프)이 정한 세계 모유 수유(授乳)주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한국BFHI(아기에게 친근한 병원만들기 운동)위원회는 올해도 성공적인 모유 먹이기 10단계를 실천하고 있는 병원을 선정했다.

엄마와 아기가 같은 방을 쓰는 모자 동실(同室)운영 등 10개 평가항목을 통과해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으로 선정된 병원은 경기도 분당 메디파크 산부인과.광주광역시 엔젤산부인과.경희의료원.일신조산원(서울 답십리).부산보훈병원 등 5곳.

이로써 출산 후 모유 수유를 적극 실천하는 병원은 기존 20개 병원을 포함해 25곳으로 늘어났다.

◇엄마 젖 왜 좋은가

최근 영국 로열 아동병원은 3만2천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비만 여부를 조사한 결과, 모유를 먹은 어린이의 비만아 숫자가 조제유를 먹은 그룹에 비해 30% 적다고 발표했다.

젖을 먹는 아기들은 먹는 양을 조절하는 습관을 터득하는 데다 모유에는 체지방을 억제하는 성장인자가 들어있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

또 젖에는 뇌성장에 필요한 긴고리 지방산이 포함돼 있다. 특히 지방함유량이 처음 나오는 젖에는 적다가 젖을 빨수록 점차 많아지는데,이는 아이의 식욕이 갑자기 떨어지지 않도록 한 조물주의 배려라는 것.

이밖에도 사람의 젖에는 다른 포유류보다 유당(乳糖)이 훨씬 많다. 유당은 뇌의 발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장을 튼튼하게 만드는 장내 세균의 증식을 돕는다.

실제 최근 덴마크 연구진이 3천여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출생 후 9개월까지 모유를 먹인 그룹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IQ가 평균 6점이나 높았다.

모유와 분유의 영양소를 비교해 보면 단백질은 우유가 2배 이상, 지방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젖과 분유의 단백질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분당 메디파크 산부인과 박미경 간호과장은 "엄마 젖에는 아기에게 소화.흡수가 잘되는 '훼이'라는 단백질이 존재하는 반면 분유에는 카제인이라는 단단한 덩어리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모유 먹이기는 산모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영국 옥스퍼드 암연구소는 14만7천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서 자녀가 많고, 모유 수유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에 적게 걸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자녀를 한 명 낳을 때마다,또 모유를 1년 먹일 때마다 각각 7%와 4.3%씩 유방암 발병이 줄어든 것. 또 젖이 빨리는 자극으로 분비되는 옥시토닌이란 호르몬은 자궁을 수축시키고,출혈을 줄여 산후 회복을 돕는다.

◇엄마젖을 잘 먹이려면

지난 3~5월 서울의 강서미즈메디병원이 임산부 3백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모유 수유를 원하는 산모는 2백66명으로 90%를 차지했다.

문제는 방법을 몰라 중도하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병원 산부인과 박윤희 과장은 "여성들이 의외로 젖을 잘 나오게 하는 방법이나 젖을 물리는 방법을 잘못 알고 있어 모유 먹이기에 실패한다"고 말했다.

보통 출산 후 30여분이 지나면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많은 양의 젖이 생산된다. 특히 프로락틴 혈중 농도는 아기가 젖을 빠는데 따라 높아지기 때문에 출산후 30분 이내, 그리고 자주 모유를 빨려 젖을 비워야 더 많은 젖이 나온다.

출산 후 4~6개월 동안 엄마젖만 먹이고, 그외 포도당이나 분유.물은 먹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대신 젖은 횟수나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언제든지 원할 때 준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방법도 유의해야 한다. 아기가 젖꼭지만 빨면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젖꼭지가 매우 아프다.

따라서 아기가 입을 크게 벌려 유륜(젖꼭지 주변 검은 부분)까지 입속으로 들어가도록 유도한다.

아기는 늘어난 유륜과 젖꼭지를 혀로 말아 입천장에 대고 빨게 되며, 젖이 모여 있는 유관동이 압박받으면서 아기의 입으로 젖이 흘러들어간다. 고무 젖꼭지는 엄마젖과는 빠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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