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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 역전한 바이든…2016년 패배 똑같이 되갚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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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6일 남부 선벨트 조지아에서 개표 99%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역전해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6일 남부 선벨트 조지아에서 개표 99%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역전해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현지시간) 남부 선벨트의 조지아주(선거인단 16명)에 이어 마지막 러스트 벨트 격전지 펜실베이니아(20명)도 역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 15%포인트, 12%포인트 차로 앞섰던 곳을 우편투표의 힘으로 사흘 만에 뒤집었다. 원래 민주당 텃밭이던 펜실베이니아는 4년 만의 탈환이며 공화당 아성 조지아는 1992년 대선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 이후 28년 만의 승리다.

15%포인트 이상 뒤지다 사흘 만 9027표 역전 #펜실베이니아 승리하면 선거인단 273명 확보 #조지아·네바다·애리조나까지 지켜내면 306명, #2016년 306 대 232 힐러리 패배, 그대로 설욕

바이든 당선확정 경우의 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바이든 당선확정 경우의 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뉴욕 타임스와 CNN에 따르면 현지시간 6일 오전 8시 50분(한국시간 오후 10시 50분)쯤 바이든 후보가 개표율 95%에서 329만 5304표를 얻으며 트럼프 대통령(49.3%, 328만 9717표)에 5587표 차이로 사흘 만에 역전했다. 득표율도 49.4%로 0.1%포인트 역전했다. 격차는 두 시간여 뒤 9027표로 벌어졌다.

조지아주는 이보다 6시간 전쯤 바이든 후보가 244만 9371표(49.4%)를 얻어 244만 8494표(49.4%)를 득표한 트럼프 대통령을 917표 차이로 처음 역전했다. 이후 차이를 1585표로 더 벌렸다. 조지아 개표율은 99%로 수천표만 남았다.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최종 승리하면 선거인단 273명을 확보해 나머지 주를 모두 져도 당선이 확정된다. 거꾸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의 수가 모두 사라진다. 여기에 바이든이 조지아주 승리도 확정하면 289명이다. 현재 각각 1.6%포인트와 0.9%포인트 차이로 앞서가고 있는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에서도 승리하면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한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펜실베이니아를 반드시 재역전해야만 희망이 생긴다. 이 경우에도 조지아를 뺏기면 확정 안된 나머지 모든 주를 이겨야 바이든 후보와 269 대 269로 선거인단 동수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연방의회 하원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는 데 마지막 기대라도 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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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일 지난 3일 밤(현지시간) 선벨트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 3.4%포인트 차 승리를 확정한 뒤 러스트 벨트 최대 주인 펜실베이니아는 물론 조지아에서도 개표 60% 상황에서 10%포인트 이상 앞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듯 보였다.

하지만 4일 오후부터 펜실베이니아에서 250만여표의 우편투표함이  열리자 상황이 반전됐다. 조지아주 역시 유권자가 가장 많은 애틀랜타 시를 포함한 풀턴·클레이턴 카운티의 개표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격차를 급격히 좁히더니 바이든 후보가 결국 추월에 성공했다.

바이든 후보가 4개 경합주 전부 승리할 경우 2016년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확보한 선거인단 수인 306명을 확보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힐러리가 얻었던 선거인단과 같은 232명을 얻는다. 바이든과 민주당으로선 2016년의 패배를 똑같이 설욕할 수 있는 셈이다.

조지아는 원래 1960년대 초반까지 전통적 민주당의 아성인 '남부 민주당(Southern Democrat)'의 대표지역 중 하나였다.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매사추세츠) 당선 이후 민주당이 흑인 민권과 사회보장 정책을 추진하며 진보적으로 바뀌자 1964년 대선 때 배리 골드워터 공화당 후보를 선택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화당으로 갈아탔다.

1976·1980년 대선에서 조지아 출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지지한 게 예외적이었다. 1992년 대선 때도 현직이던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 대신 아칸소 주지사 출신인 민주당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선택했지만 이후 모든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에 과반이 넘는 표를 줬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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