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열쇠 쥔 펜실베이니아 등 2곳, 우편투표 4250장 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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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한 유권자가 지난 8월 승용차에 탑승한 채 우편투표 신청서를 우체통에 넣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한 유권자가 지난 8월 승용차에 탑승한 채 우편투표 신청서를 우체통에 넣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대선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박빙으로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격전지에서 우편투표가 분실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우편투표 과정에 논란이 커질 경우 개표가 진행 중인 미 대선에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에 따르면 미연방우체국(USPS)은 이날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서에밋 설리번 판사의 심리로 속개된 재판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며 "직원들이 일부 우편투표 용지의 봉투 스캔 작업을 빠뜨렸을 수 있다"고 분실 이유를 설명했다.

분실된 우편투표용지는 4250장에 이른다. 로이터통신은 이 중 펜실베이니아주의 우편물 집하장 3곳에서 약 1700표를 5일 확인해 개표소에 배달 중이라고 전했다.

USPS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선거일보다 하루 늦은 지난 4일 미국 전역에서 약 15만 표의 우편투표 용지가 해당 개표소에 최종 도착했다. 주에 따라 선거 당일 도착분까지 유효표로 인정하는 만큼 배달 지연으로 일부 표가 무효가 됐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USPS의 자료만으로는 무효표의 수를 파악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데이비드 파튼하이머 USPS 대변인은 "우체국은 시스템에 취합된 모든 우편물을 배달할 법정 의무가 있다"며 "의문이 제기된 우편투표 용지의 97%가 규정에 따라 제시간에 배달됐다"고 해명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측 변호인은 "배달 지연으로 집계되지 않은 우편투표 한장 한장이 우리의 민주주의에 반영되지 않은 목소리"라며 "모든 표가 개표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CNN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가 치열하게 접전을 펼치고 있는 지역이다. 선거인단 수가 20명에 달하는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득표율 49.5%로 바이든 후보(49.2)를 불과 0.3%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선거인단 15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50.0% 득표율로 48.6% 득표율을 기록 중인 바이든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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