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실명 원인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

중앙일보

입력

미국 생명공학회사 지넨테크가 개발한 신약이 노인 실명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습성(濕性) 황반변성(黃斑變性) 치료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루파브(rhuFab)라고 명명된 이 신약은 습성 황반변성 증세가 시작된 직후 투여하면 대부분 실명 진행이 중지되며 일부 환자는 시력을 회복해 책을 읽고 운전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임상실험에서 밝혀지고 있다.

여자 황반변성 환자인 에일렌 러셀(76)은 4년 전 오른 쪽 눈의 시력을 잃고 지난 5월에는 왼쪽 눈마저 시력이 악화돼 완전 실명되기 직전인 상황에서 이 신약으로 효과를 보았다.

이 신약을 4번 주사맞은 뒤 러셀은 다시 책을 읽고 운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제는 간호사로 다시 직장에 나갈 것을 생각 중이다.

'정말이지 기적 같아요.' 러셀의 말이다.

보스턴 안과전문의 제프리 하이어 박사는 전국적으로 70명의 습성 황반변성 환자들이 이 신약으로 치료를 받았다면서 '솔직히 말해 이처럼 놀라운 효과는 지금까지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 신약에 대한 임상실험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완전한 결과가 나오려면 앞으로 1-2년이 더 걸릴 예정이다. 따라서 현재는 임상실험에 자진해 참여하는 환자들만이 이 신약의 혜택을 받고 있다.

안과 전문의들은 이 신약의 최종적인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4분의 1 내지 3분의 1이 시력이 현저히 좋아지고 나머지는 거의 시력악화가 중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신약은 그러나 습성 황반변성보다 발생빈도는 높지만 공격성이 덜한 건성(乾性) 황반변성 치료에는 사용되지 않으며 또 실명 후 몇 개월이 경과된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다고 한다.

이 신약은 또다른 노인실명 원인인 당뇨성 망막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안과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20만명의 습성 황반변성 환자와 약400만명의 당뇨성 망막증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중 2만4천명이 실명하고 있다. (보스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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