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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기고]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문화서비스에 대한 고민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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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상호작용을 기본적인 특성으로 하는 서비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상호작용은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 간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 간에도 이뤄지는데, 문화서비스의 경우는 후자의 중요성이 다른 업종에 비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고객 간 상호작용이 제한되는 상황은 예전과는 판이한 서비스경험을 고객에게 안겨준다. 결국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상품의 내용이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테마파크·영화관·공연장·워터파크로 대표되는 문화서비스의 핵심적인 가치는 고객의 직접적인 참여와 현존(現存)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도 올해 한국표준협회에서 조사한 ‘2020 KS-SQI’에 따르면 문화서비스 업종은 전체 조사 대상 산업 중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70.7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대부분의 조사업종이 전년 대비 하락한 평가 수치를 기록했지만, 문화서비스 부문의 하락은 조금 뼈아픈 부분도 있다. 소위 언택트 서비스가 가능한 부문과 그렇지 않은 부문이 있는데, 고객들 간의 상호작용이 상품의 핵심을 차지하는 문화서비스의 경우는 언택트가 서비스의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모양이 돼버린다.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문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본원적서비스가 전년 대비 조금씩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영화관과 공연장의 경우, 본원적서비스의 하락 폭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KS-SQI의 평가항목 중 본원적/예상외 부가 서비스는 제공하는 서비스의 본질적인 부문인데, 조성된 언택트 환경이 이들 서비스 핵심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게 만들어 버렸다. 반면 신뢰성·친절성 등 다른 부분은 조금씩 상승하는 것으로 드러나는데, 이들은 모두 핵심 상품의 전달에 부수적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 부수적인 부분들은 고객의 서비스경험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거다. 결국 핵심 서비스의 전달을 방해하는 코로나19와 같은 환경적 요인이 지속하는 한, 부수적인 서비스의 개선은 본질적으로 전체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더 낫게 하는 중요한 동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새로운 환경에 맞춰 핵심적인 서비스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 지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이뤄져야만 할 것이다.

강기두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

강기두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표준협회의 KS-SQI 조사는 각 기업의 서비스품질을 평가하는 측면과 함께, 이렇듯 구체적인 개선점을 제안하는 중요한 도구 역할을 수행한다. 비록 예상치 못한 급격한 환경변화가 있더라도 서비스의 핵심 그리고 이를 지탱해주는 다양한 부가활동들 모두 서비스의 개선뿐만 아니라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그 중요한 잣대로서 KS-SQI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강기두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 KS-SQI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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