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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월성1호기 조기폐쇄 감사 결과 의결…국회 요구 1년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에 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입구 모습. 우상조 기자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에 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입구 모습. 우상조 기자

감사원 감사위원회가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적절성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19일 의결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위는 오후 4시쯤 감사보고서를 의결했다. 내일(20일) 오후 2시쯤 결과는 공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18년 6월 이사회를 열고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맞추기 위해 한수원 이사회가 경제성을 실제보다 축소해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이듬해인 지난해 9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과 한수원 이사들의 배임 행위’에 대한 감사를 감사원에 요구했다.

감사 최종 시한은 지난 2월이었지만 감사원은 감사를 마치지 못했다. 4·15 총선 직전 감사원은 사흘 동안 감사위를 열어 감사보고서 의결을 시도했지만, 감사위원 간 이견으로 의결하지 못했다. 의결에 실패한 뒤 최재형 감사원장은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에게 보강 감사를 지시해, 5개월여간 감사가 다시 진행됐다. 감사원은 2차 감사를 마친 뒤 지난 7일 다시 감사위를 열어 감사보고서를 심의했다. 19일까지 모두 엿새간 감사위를 연 끝에 감사보고서를 의결할 수 있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의결 직후 확정된 감사보고서를 문서로 만드는 작업과 보고서에 등장하는 이름 등을 익명으로 처리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걸리는 시간이 있어서 20일 오후 2시쯤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사는 국회의 요구로 시작됐기 때문에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국회에 송부하는 것과 동시에 언론에도 공개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원자력노동조합연대와 탈핵시민행동이 월성1호기 조기폐쇄와 관련한 찬·반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원자력노동조합연대와 탈핵시민행동이 월성1호기 조기폐쇄와 관련한 찬·반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감사원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적절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채희봉 청와대 전 산업정책비서관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채 전 비서관은 월성 1호기 폐쇄 당시 산업정책비서관으로 재직했고, 현재는 한국가스공사 사장이다.

국회와 감사원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추석 연휴 전에 채 전 비서관을 소환해 직권심리를 했다고 한다. 직권심리는 감사원이 감사보고서 초안 작성을 마무리하면서 관련자들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듣는 절차다. 채 전 비서관에 대해서도 직권심리가 진행됐다는 것은 감사원이 월성 1호기 폐쇄 과정에서 한국수력원자력 등뿐 아니라 청와대가 개입했는지도 확인하려 했다는 의미다.

지난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수력원자력 대상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가 나왔다. 당시 국감에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2018년에 청와대에 몇 번이나 들어갔냐”는 질의를 받았다. 정 사장은 “취임 인사 한 번 하고 한 번도 안 들어갔다. (청와대의) 산업비서관을 만나서 전체적인 정책 방향만 얘기했다”고 답했다.

한 언론은 채 전 비서관 등을 문책 대상자로 정하고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당시 직권심리를 받았던 다른 인사는 “감사원법상 문책은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친 뒤 확정된다. 그 전에 통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감사원 업무를 잘 아는 다른 인사도 “아마도 감사원 측은 직권심리에서 ‘이러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정도일 것이다. 문책을 직접 언급하진 않는다”고 했다. 감사원은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감사결과 보고서가 공개되기 전까지 확정되지 않은 감사결과에 대한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주시길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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