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접종할) 수 있다.”
13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답변이다. 이날 국감은 식약처의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관리부실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지난달 배송과정 중 일부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데다 최근에는 ‘백색 입자’로 보이는 침전물까지 발견됐기 때문이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이 처장이 백색 입자 백신에 대해) ‘괜찮다’ ‘안심해도 된다’고 계속 얘기했다”며 “부유물 나온 걸 이 처장도 접종할 수 있겠나”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국민적 오해가 해소될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앞서 강 의원은 백색 입자 백신을 ‘상한 밥’으로 비유하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밥이 상했는데 탄수화물 양이 똑같다고, 효과가 변함없고 안전하다고 할 수 있나”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백색 입자는) 외부 이물질이 아닌 내부 단백질이 응집한 것”이라며 “상한 밥 비유는 적절치 않다”고 맞섰다.
백색 입자 백신의 뒤늦은 회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백색 입자’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지난 6일부터 보건당국의 발표가 있던 사흘간 6479명의 국민이 해당 백신을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주장했다.
보건 당국이 상온노출 의심 백신과 달리 사흘이 지난 9일 오후 6시가 다 돼서야 알렸다는 게 정 의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이 처장은 “초동 단계에서 안전성에 우려가 없다는 판단에 기반을 둔 것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