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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밖서 원로다운 방식으로 도와달라” 이낙연, 동교동계 복당 논란에 선 그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동교동계 복당 논란에 대해 “동교동계 원로들은 민주당 바깥에서 원로다운 방식으로 민주당을 도와주시리라 믿고 있다”고 했다. 복당 타진설이 돌았던 정대철 전 민주당 상임고문 등을 ‘원로’로 규정하며 복당 필요성과 가능성을 일거에 차단한 발언이다. 당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좀 아프게 들리긴 하겠지만 대표가 직접 분명한 메시지를 내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최근 정 전 고문을 만났다는 사실과 함께 동교동계 복당이 이슈로 떠오르자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전날(11일) “전혀 사실무근이며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는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는 지도부의 판단에 따라 이 대표가 직접 나서게 됐다고 당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정 전 고문이 2003년 새천년민주당 당 대표였을 때 대표비서실장을 지냈다. 또 정 전 고문 외에 동교동계 인사들과도 오랜 세월에 걸쳐 친분이 깊다. 이들을 내치는 일이 쉽지 않았을 이 대표가 직접 나선 건 복당 문제에 대한 당내 반감을 고려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현 민주당 주류가 동교동계 복당을 용납하지 않는 이유로는 2016년 총선 전 당시 문재인 대표를 공격하며 집단 탈당해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 창당을 지원한 과거 이력이 꼽힌다. 전날 복당 논의를 공식 부인했던 최 수석대변인은 12일엔 “정대철씨”로 시작하는 페이스북 글에서 “온갖 험담을 쏟아부으며 당을 떠난 이후 다른 당 대선 후보의 당선에 매진하면서 사실상 정권교체를 거부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했다. 한 여권 인사는 “사적 친분 때문에 불과 4년 전 일을 눈감는다면 이 대표의 리더십이 근본부터 흔들릴지 모른다”고 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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