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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연구팀 “모유, 코로나19 예방·치료에 효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산모들은 혼란스럽다. 모유 수유를 해도 되는지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아서다. 모유로 인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신생아. [픽사베이]

신생아. [픽사베이]

이런 가운데 사람의 모유가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중국 연구진에서 나왔다.

유청 속 단백질이 바이러스 침투 막아 #소·염소 젖보다 바이러스 억제 효과 커 #저온살균 등 가열하면 효과 떨어져

2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화공대 퉁이강 교수 연구팀은 “모유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는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세포와 모유를 접촉시켰을 때 나타나는 반응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모유는 세포에 침투한 바이러스 균주와 그 변종들을 죽이고,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것도 막았다.

또 모유를 투입한 건강한 세포를 바이러스에 노출시킨 결과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 모유가 바이러스의 흡착과 침투를 막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결과는 사람 세포뿐만 아니라 동물 세포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모유에 함유된 ‘유청’(Whey)의 역할에 주목했다. 유청을 구성하는 일부 단백질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나 염소젖 속 유청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70%라고 볼 때 모유 속 유청의 효과는 100%였고, 부작용도 없었다.

다만 모유를 가열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떨어졌다. 모유를 90도로 10분 간 가열한 경우 유청 단백질의 효능이 사라져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5분의 1 미만으로 감소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 지난 6월 WHO는 모유 수유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모유 수유를 계속하라고 권장했다.

WHO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모유 수유한 산모 46명을 추적한 결과 3명의 모유에서만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면 1명의 아이만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확진된 아이의 경우 다른 경로를 통한 전염 가능성도 있다며 모유 수유의 이점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유의 바이러스 감염 억제 작동 원리를 치료제 개발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퉁이강 교수는 “모유 수유가 HIV(에이즈 바이러스) 외에 코로나19 퇴치에도 도움이 됐다”면서 “이번 연구는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위한 요인을 밝히는 작업에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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