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우을증과 자살 증가를 우려하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고백했다.
이 지사는 "누구도 홧김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는다.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느낄 때, 이 세상 누구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없다고 느낄 때 극단적인 생각이 차오르게 된다"며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 한 줄에 담긴 말 못할 사연이 또 얼마나 많겠나"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어린 시절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기도 했다"며 "13세부터 위장 취업한 공장에서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됐고, 가난의 늪은 끝모르게 깊었다. 살아야 할 아무 이유를 찾지 못하던 사춘기 소년"이었다고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저를 살린 건 이웃 주민이었다"며 "어린 친구가 수면제를 달라고 하니 동네 약국에서 소화제를 왕창 줬다. 엉뚱한 소화제를 삼키고 어설프게 연탄을 피우던 40년 전 소년이 아직도 생생하다. 돌이켜보면 내가 우리 사회에 진 가장 큰 빚일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건, 서로를 향한 사소한 관심과 연대"라며 "죽지 말고 살자"고 호소했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어보고자 몸부림쳐볼 테니 한 번만 더 힘내봅시다"라고 위로했다.
그는 또 경기도 24시간 전화 응급 심리상담 핫라인 번호를 남기며 “이런 말밖에 드리지 못해 송구하기도 하다”며 “더 부지런히 움직이겠다. 공복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