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바이러스 공격하는 최초 치료제 개발

중앙일보

입력

감감기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함으로써 감기의 증상을 가라앉히고 감기 지속기간을 단축시키는 최초의 감기 치료제가 개발되었다.

플레코나릴(Pleconaril)이라는 이 감기 치료제는 감기증세를 즉각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감기를 완치시킬 수 있는 약이라고 하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감기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인 라이노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일 경우 증세가
빨리 진정되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전문의들은 말하고 있다.

현재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감기약은 코 막힌 것을 뚫어주거나 통증을 가라앉히는 이른바 대증요법제들이기 때문에 감기 바이러스 자체를 공격해 증세를 보다 빨리 소멸시킬 수 있는 약으로는 플레코나릴이 처음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엑스턴에 있는 바이로파머(ViroPharma) 제약회사가 개발한 이 감기치료제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판매승인 신청이 제출되었으며 승인이 나기 까지는 몇달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버지니아대학 의과대학의 프레드릭 헤이든 박사는 17일 시카고에서 열린 한 전염병학술회의에서 플레코나릴은 복용 하루만에 증세가 완화되기 시작해서 감기 바이러스의 완전 소멸기간을 하루 단축시키는 것으로 임상실험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헤이든 박사는 이 감기 치료제는 피코르나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커다란 바이러스 집단을 공격하며 그 가운데는 모든 감기의 거의 50%를 일으키는 라이노 바이러스가 들어있다고 밝히고 따라서 이 약은 라이노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 감기에 특히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플레코나릴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요부(凹部)를 메움으로써 바이러스가 인체의 세포를 뚫고 들어가 감염시키는 메커니즘을 차단하게 된다고 헤이든 박사는 설명했다.

헤이든 박사는 2천96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실험에서 감기증세가 나타난지 하루가 지나기 전에 플레코나릴을 복용한 그룹은 하루만에 증세가 호전되기 시작해 평균 6일안에 감기증세가 완전히 소멸된 반면 비교그룹의 감기환자들은 7일이 지나
서야 증세가가 진정되었다고 말했다.

플레코나릴은 피코비르(Picovir)라는 상품명으로 처방전에 의해 판매될 것이며 값은 보통 40달러가 넘는 항생제와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