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전 문제 유출돼 일부 책 찾아봐"…경찰, 순경시험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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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경공채 필기시험이 치러진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양공업고등학교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순경공채 필기시험이 치러진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양공업고등학교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9일 전국에서 치러진 2020년 2차 순경 채용 필기시험에서 문제가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해 경찰이 “시험관리상 문제가 있었다”고 20일 인정했다. 경찰은 이번 일로 피해자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개선책을 내놨다.

이날 경찰청은 “19일 치러진 순경공채 경력채용 필기시험에서 일부 시험장에서 경찰학개론 9번 문제 ‘질문에 대한 정오표’ 내용을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공지하는 등 시험관리상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응시자들께 큰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순경 채용 필기시험 선택과목인 ‘경찰학개론’ 9번 문제가 잘못 출제됐는데 일부 시험장이 정정된 문제를 시험 시작 전 미리 칠판에 공지해 논란이 됐다. 문제 사전 공개가 일어난 시험장은 총 2684개 교실 중 25곳이다.

수험생들에 따르면 해당 문제가 잘못 출제되자 일부 시험장에서 정정된 문제를 시험 시작 전 미리 칠판에 써놨고 소지품 제출 전 변경된 문제가 공지되자 일부 수험생이 미리 해당 부분을 책에서 찾아보거나 휴대전화를 통해 문제를 공유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형평성 문제가 일었다.

경찰은 논란이 된 경찰학개론 9번 문제가 내용상 출제오류는 없는 만큼 정답을 ‘④번’으로 확정해 채점하고 일단 기존에 공고한 대로 ‘필기 합격자(A그룹)’를 선발하기로 했다.

경찰은 “‘필기합격자(A그룹)’를 선발하고 이와 별도로 모든 필기시험 불합격자에게 경찰학개론 한 문제에 해당하는 조정점수를 부여하고 이들의 합산 점수가 A그룹의 커트라인 이상일 경우 ‘추가 필기 합격자(B그룹)’로 선발해 채용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종합격자 결정은 A그룹과 B그룹을 분리해 진행하며, A그룹은 필기·체력·면접시험 점수를 합산해 최초 공지된 인원만큼 고득점자순으로 최종 선발한다. A그룹과 B그룹을 통합해 전형을 진행하면 경쟁률 상승으로 A그룹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이들 그룹을 분리하겠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B그룹에 대해선 이들 시험의 점수가 A그룹의 총점 커트라인 이상일 경우 최종 합격자로 추가 선발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번 공채시험의 형평성 논란을 반면교사 삼아 정오표 배부 방식을 사전 개별배부로 전환하고 시험감독관에 대한 감독 및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응시자들의 소지품에도 빈틈이 없도록 하는 등 시험장 관리감독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진행된 순경 채용 필기시험은 전국 94곳에서 진행됐으며 273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응시자는 5만1419명으로 경쟁률은 18.8대 1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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