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스크 안 좋단 사람 많아"…미국은 여전히 마스크 논쟁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타운홀 미팅에서 마스크를 만지고 얼굴을 만지고 접시를 만지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ABC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타운홀 미팅에서 마스크를 만지고 얼굴을 만지고 접시를 만지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ABC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마스크 효과에 대한 논쟁에 불을 지폈다. 현지시간 15일 ABC뉴스 주최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자리였다.

타운홀 미팅서 마스크 효과에 회의적 발언 #CDC 국장 "마스크가 백신보다 더 효과적" #바이든 "대통령 되면 의무화 명령할 수도"

"왜 자주 마스크를 쓰고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병원처럼 꼭 써야 하는 곳에서는 나도 쓴다"면서 "하지만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고 답했다.

질문을 던진 사람은 지난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을 찍었다고 밝힌 줄리 바드라는 시민이었다. 바드는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확산을 줄이는 것으로 입증됐는데, 왜 전국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앞서 민주당의 대통령-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는 전당대회 당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각 주에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언급하며 "그들도 검토해 본 뒤 그렇게 하지(의무화하지) 않았다"며 공격의 화살을 바이든에게 돌렸다.

사회자가 "바이든 후보는 각 주지사에게 의무화를 권고한 것이었다"고 바로잡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도 바이든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USA투데이 등은 지금 현직에 있지도 않은 바이든 후보가 무엇을 해야 했다는 주장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마스크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음식점 종업원을 예로 들었다.

마스크를 쓰고 음식을 나르는데, 마스크로 장난을 치거나 만지면 오히려 그 손으로 접시를 집는 게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마스크의 개념 자체는 좋지만, 이런 이유로 마스크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대학가나 선거 유세 등에서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들 때문에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보건 당국을 또 한 번 긴장시켰다.

16일(현지시간)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상원 청문회에 나와 "마스크는 코로나19를 막는 데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CNBC 캡처]

16일(현지시간)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상원 청문회에 나와 "마스크는 코로나19를 막는 데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CNBC 캡처]

다음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서 그는 "공공보건을 지키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라며 직접 자신의 마스크를 직접 들어 보였다.

"마스크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분명한 증거가 있다"며 "심지어 마스크가 코로나19를 막는 데 백신보다 더 확실하다고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후보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집중 공격했다.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어제 트럼프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을 봤다"며 "내가 대통령도 아닌데 어떻게 해야겠느냐. 지금 대통령은 트럼프"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책임자인 각 주 주지사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설득하겠지만, 필요하다면 행정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