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동양의학 학술대회'서 눈길 끈 논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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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에서도 암 정복은 화두. 많은 발표논문 가운데서 옻나무 추출물이 항암 및 항산화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옻나무는 '신농본초경'에서도 3백60가지 처방에 응용되는 생약재. 그러나 지금까지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켜 사용이 기피됐었다.

러시아 의과학아카데미와 강원대학팀은 알레르기 문제를 해결한 옻나무 추출액을 동결건조시켜 항암효능을 분석한 결과, 백혈병과 전립선 암 등 암세포주의 성장을 억제하는 능력을 확인했다.

대전대 한의대 이연월 교수는 암환자의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생혈단을 선보였다. 생혈단은 골수의 활성을 도와 암환자의 혈액생산 및 면역증진 효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지혈증을 예방하는 중국약의 효능도 발표됐다. 중국의약학원 장웽첸 박사는 관상동맥질환에 걸린 쥐에게 후박.택사 등을 투여, 대동맥에서 노폐물인 죽종형성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녹용을 증류해 약침으로 경혈에 주입하는 것이 탕으로 먹는 것보다 성장과 두뇌발달에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논문도 나왔다.

경산대 한의대 침구학교실팀은 생쥐를 성장호르몬과 녹용 약침, 녹용 복용군으로 나눠 추적한 결과 녹용 약침군의 학습능력과 기억력이 더 높았고, 성장률도 의미있게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여의도한의원 성일창원장은 양방으로 치료가 잘 안되는 전립선염을 한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임세열청탕을 올 1월부터 7개월간 98명의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증상 개선효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임세청열탕은 죽염을 중심으로 황금.황백 등 추출물을 배합한 것. 이를 도뇨관을 통해 직접 전립선 부위에 주입한 결과, 회음부 통증은 72%,빈뇨 74%, 잔뇨감 75%가 호전됐다는 것.

한약이 농약 해독제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파라콰트'라는 제초제는 간.콩팥에 대한 독성이 강해 2.4g으로 60㎏의 성인을 사망케 하는 맹독성 농약이어서 해독제가 없다.

호주 시드니 기술대와 원광대 전주한방병원은 이 농약을 마신 6명의 환자에게 감두탕과 등심.옥촉수 등을 투여한 결과 급성 신부전으로 사경을 헤매던 환자가 7일만에 정상적인 배뇨량을 유지하며 회복됐다고 밝혔다.

감두탕은 당나라 시대 손사막이 약물중독 환자에게 쓰던 처방으로 이번에 재조명을 받게 된 것.

피부에 관심을 갖는 여성들에게 눈길을 끌만한 주제도 소개됐다. 예한의원 손철훈 원장은 종래 화학약품 대신 생약으로 만든 필링제를 개발, 32명의 여성에게 사용해 높은 만족도를 얻었다고 밝혔다.

백급.감초와 같이 종래 상처 치유에 사용하던 한약을 여드름 흉터나 노화피부에 바른 결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피부를 빠르게 재생시켰다는 것.

미국 미네소타 대체연구센터 토머스 키레수크 박사는 "미 국립보건원 국립대체의학센터는 연 1억달러를 투입, 암.심혈관 질환.약물남용 방지 등 17개 전문센터를 운영하며 전통의학의 다양한 응용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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