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 A씨의 실명을 공개하는 등 비판한 것에 대해 “이 친구 배후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이 그 정도 얘기도 못 하느냐”고 13일 말했다. 황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사실은 국민의힘에 하고 싶은 얘기였다. (A씨와 국민의힘이) 지속적으로 팀워크를 이뤄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아래는 황 의원과 일문일답.
- A씨의 실명·얼굴을 공개한 걸 두고 ‘공익제보자의 신상을 공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 “TV조선이 방송에 버젓이 다 내보내고 언론사에서 실명을 다 썼다. 그게 내가 공개한 건가. A씨가 A○○이란 사실은 천하가 다 안다.”
- 그러면 왜 실명을 ‘A병장’으로 수정했나.
- “주변에서 ‘너무 개인이다’란 얘기를 했다. 당에서도 그래서…. 악의적인 댓글을 단 사람들한테도 공격하지 않고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다, 그러면 누그러뜨리겠다’고 한 다음에 수정했다. 그 이후에도 내가 실명을 공개했다고 하는 건, 그냥 나를 공격하고 싶은 거다.”
- A씨에게 ‘단독범’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 “조사 결과가 나오면 알겠지만, A씨와 ‘A대위’ 얘기가 다르다. 그런데 A씨의 메시지 강도가 점점 세지고,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나온다. 솔직히 악의적이다. A씨를 이렇게 하게 만드는 배후가 누가 있느냐 그 얘기를 한 거다.”
- A씨 개인을 범죄자로 보나.
- “아니다. 아직 국민의힘과 A씨가 모의했다는 사실이 나온 게 아니잖나. 나도 국회의원인데 뭐가 범죄인지 아닌지는 알 거 아니냐. 배후를 밝혀야 한다는 얘기다.”
- ‘공범세력’이 국민의힘이란 건가.
- “A씨가 페이스북 올린 걸 보면 ‘나는 단순하게 얘기했을 뿐이고, 대학원 시험도 봐야 하는데 왜 자꾸 나한테 이러느냐’는 취지로 얘기한 게 있다. 그런데 지금은 지속적으로 팀워크를 이뤄서 하고 있다. 그럼 A씨에 대해 배후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이 그 정도 얘기도 못 하나.”
- 모의했다는 게 드러나면 A씨를 처벌해야 하나.
- “당연하다.”
- 지지자들이 A씨 개인을 공격할 빌미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거는… 그것도 우리 지지자들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불공정에 대해 공정하자고 얘기한 건데, 그게 또 다른 불공정을 낳으면 안 된다.”
황 의원은 민주당이 지난 9일 국방부와 사전 당·정협의를 통해 서씨 의혹에 대응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 당·정 협의가 아닌가.
- “아니다. 원래 이달 초 예정돼 있다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뤄졌던 민주당 상임위 분임토의였다.”(※황 의원은 국방위 간사)
- 그 자리에서 국방부와 무슨 얘기를 나눴나.
- “국방위는 다른 쟁점이 없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으니 당연히 현안인 추 장관 관련해 ▶요양심의가 필수인지 ▶구두로 휴가 연장이 가능한지 등 사실관계를 물었다. 국방부가 검찰 수사 중이라 곤란하다고 하길래 관련 규정에 대해 자료 요청을 했으니 답변을 달라고 했다. 내가 브리핑한다고.”
- 그래서 답변을 받았나.
- “10일 오전에 서면으로 받았다. 국방부 브리핑과 내 브리핑이 똑같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때까진 국방부가 브리핑한다는 사실은 몰랐다가, 직전에 알았다. 그래도 국방부 브리핑에 대한 백브리핑 성격으로 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어서 나도 브리핑을 한 거다. 뭘 짜고 협의했다면, 내가 굳이 왜 브리핑을 했겠나.”
황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와 비슷한 취지의 해명 글을 올렸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