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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과하라에서 #필리핀 미안해요로···네티즌들 화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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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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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과 필리핀 사이에서 벌어진 ‘네티즌 충돌’이 진정되는 분위기다. 두 국가의 네티즌들이 서로 미안하다면서 사과를 하면서다.

최근 필리핀 SNS에서는 ‘한국, 취소하라(Cancel Korea)’는 격양된 반응을 내놓았지만 일부 자국 네티즌들의 자극적인 발언에 휩쓸릴 필요가 없다며 상대 국가를 향해 미안하다(#sorry)는 사과의 메시지가 오간 것이다.

최초의 발단은 지난 6일 필리핀 인플루언서인 벨라 포치(19)가 자신의 왼쪽 팔에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문신을 한 영상을 SNS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논란이 된 필리핀 SNS 인플루언서의 욱일기 문신. 사진 SNS 캡처

논란이 된 필리핀 SNS 인플루언서의 욱일기 문신. 사진 SNS 캡처

이를 본 한국 네티즌들이 반발했고, 벨라는 욱일기의 역사적 배경을 몰랐다면서 즉각 사과하고 문신 제거를 약속했다.

그러나 일부 한국 네티즌이 “가난한 필리핀인은 작고 못 배워서 무식하다”는 등 인종차별적 비난 댓글을 달자 이번에는 필리핀 네티즌들이 발끈했다.

‘#ApologizeKorea(한국, 사과하라)’, “#CancelKorea(한국을 취소하라)’ 등의 해시태그가 수십만건 달렸고, 일부는 한국에서 겪었던 차별대우를 언급하며 반격하는 등 ‘반한’움직임이 일었다.

10일 양국 네티즌 간의 갈등 소식이 국내에 알려지자 한국 네티즌들은 “#SorryToFilipinos (필리핀인에게 미안해요)”란 해시태그를 달며 일부 한국인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대신 사과했다. 덕분에 이 해시태그가 10일 한국과 필리핀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상위권에 올랐고, 11일 오전까지 4만1000건 이상 공유됐다.

사진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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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필리핀 네티즌도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SorryToKoreans(한국인에게 미안해요)”란 해시태그를 달며 화답했다.

이러한 소식은 필리핀 언론 마닐라 블루틴에도 소개됐다. 신문은 “필리핀은 한국의 K-팝 문화를 지지하는 나라 중 하나”라며 “한국인도 필리핀의 따뜻한 기후와 영어 교육과 저렴한 생활비 때문에 우리나라를 좋아한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과거 한국과 필리핀은 모두 식민지라는 아픔의 역사가 있었으며, 2차 세계 대전 이후 민주주의를 받아들였다고 소개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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