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오리알 됐다'는 의대생들, 선배들에 "투쟁 함께 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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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진행중인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본관에서 관계자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진행중인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본관에서 관계자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동맹 휴학과 국가고시 거부를 이어가고 있는 의대생들이 전공의(인턴·레지던트)·전임의 등 의료 현장으로 돌아간 선배 의사에게 “투쟁에 다시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의대생들은 동맹 휴학은 이어가되 국가 고시 거부는 이번 주 안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11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호소문을 올려 “선배들은 병원과 학교로 돌아갔고 학생들은 홀로 남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며 “당정 합의는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망가졌고 의사협회(의협) 회장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결정에 슬펐지만, 우리마저 멈출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기적인 투쟁이라며 비난과 질타가 이어지지만, 온전히 자신의 권리인 수업 거부와 동맹 휴학, 국가시험 거부를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학생으로 시작해서 학생으로 끝내겠다. 이 조용한 투쟁에 부디 함께해 주십시오”라며 “외로운 낙동강 오리알이 아니라, 건실한 둥지에서 떳떳한 의사로 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선배와 스승에게 읍소합니다”고 호소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 대표들은 10일 오전 10시부터 단체행동 지속 여부를 논의했고 그 결과 동맹 휴학을 이어 가기로 결정했다. 의대협 40명 투표 결과 동맹 휴학을 중단하는 데 찬성한 인원은 13명, 반대 24명, 기권 3명이 나왔다고 한다.

의대협은 공공의대와 의대정원 증가에 관련된 당정(민주당과 정부)의 정책 진행을 중단시키고 전면 재논의를 문서화하여 약속 받고, 합의문의 이행과 보건의료발전계획 등이 합당한 절차를 통해 객관적·종합적으로 이루어지는지 감독할 수 있는, 의료계 여러 단체와 긴밀하게 협업한 감독기구를 출범한다는 약속이 지켜지기 전까지는 의사 국가시험의 거부를 제외한 단체행동을 멈추지 않기로 했다.

본과 4학년이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계속 거부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이번 주 안에 결정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율은 14%로 응시대상 3172명 가운데 446명이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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